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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9.03 10:54 수정 : 2010.09.03 21:12

»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공정한’ 사회가 아니라 ‘굉장한’ 사회” 자조의 목소리
유명환 장관 “특혜의혹 간과해 송구…딸 응시 철회”

 “아빠는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 중 하나 아닌가요? 요 세가지 직업이 아니면 아빠가 아니잖아요. 그냥 동네 아저씨지. 아니, 표정들이 왜 그러세요? 취직하려고 토익공부하는 사람들처럼.”(한 누리꾼)

 “김탁구도 아니고, 아빠회사 취직하는 게 이리 쉬워서야.”(한 누리꾼)

 “구설수가 많아 슬픈 장관이여, 언제나 하는 일마다 말이 안 되는구나. 관운이 계속되는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인가 보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

 딸을 외교통상부 5급 공무원으로 특채한 유명환 장관의 행실을 놓고 트위터가 뜨겁다. 유 장관이 3일 기자회견을 열어 특혜 논란을 일으킨 점을 사과하고, 딸의 응시를 취소하기로 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이른바 ‘공정한 사회’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정작 무거운 책임을 질 사람은 딸이 아니라 아버지인 유 장관이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른다. 유 장관은 이날 “아버지가 수장으로 있는 조직에 딸이 고용되는 것이 특혜 의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딸을 외교통상부 5급 공무원으로 특채한 유 장관의 행실을 ‘오얏나무 밑에서 대놓고 과실을 따는 전형적인 MB표 고위 공직자’라고 빗댄다. “외교통상부는 가족회사인가요?” “88만원 세대가 그 이야기를 들으면 절망이 어느 정도일까?” 등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첫 임무가 생겼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대한민국은 ‘공정한 사회’ 맞죠?”라는 자조 섞인 질문에는 “굉장한 사회라니깐요~ ㅋㅋㅋ”라는 답변이 붙는다.

 누리꾼들의 비난은 딸의 채용 과정에 문제가 없었으며, 오히려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을 것이라는 유 장관의 초기 해명에 더욱 거칠어졌다. 유 장관은 3일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내 딸이니까 더욱 (심사를) 공정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도 “유 장관의 딸을 공정에 공정을 기해 선발했다”고 해명했다. 한 누리꾼은 “조선의 명재상 이준경은 영의정 시절 자신의 아들이 관직 리스트에 오르자 자신의 손으로 아들의 이름을 빼버립니다. ‘아들의 부족함을 내가 잘 안다’고 하면서요”라며 유 장관을 훈계했다.

자격조건은 낮추고 = 언론개혁시민연대 박영선 대외협력국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외교통상부 5급 공무원 특채 공고. 2009년 박사학위 이상이었던 학력 기준이 유명환 장관의 딸이 응시한 2010년에는 석사 이상으로 하향조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 장관과 외교부의 해명과 달리 외교부가 ‘장관의 딸’을 위해 5급 특채 기준을 바꾼게 아니냐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박영선 대외협력국장은 9월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happymedia)를 통해 외교부가 5급 특채 기준을 박사 학위 소지자에서 석사 학위 소지자로 낮추는 한편 시험을 없애고, 제출 서류를 간소화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3장의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실기시험은 없애고 = 언론개혁시민연대 박영선 대외협력국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외교통상부 5급 공무원 특채 공고. 2009년 실시된 어학평가와 외교역량 평가가 유명환 장관의 딸이 응시한 2010년에는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류는 생략하고 = 언론개혁시민연대 박영선 대외협력국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외교통상부 5급 공무원 특채 공고. 2009년 응시자들이 제출했던 주민등록 초본, 성적증명서가 유명환 장관의 딸이 응시한 2010년에는 생략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나라당도 유 장관 딸의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발칵 뒤집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적 공분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향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2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저녁식사 중 외교부장관 딸의 특채소식을 들었다”며 “‘공정한 사회’는 모든 사람의 가슴을 끌어당기는 깃발인데….”라며 유 장관의 행태가 이명박 정부의 ‘공정한 사회’ 캐치프레이즈에 치명타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다. 원 총장은 “깃발 든 사람이 벌거벗고 있으면 사람들이 깃발을 보겠는가, 몸뚱이를 보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탄식이 나올뿐이다. 대한민국의 엘리트들이여….”라고 개탄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이명박 대통령은 진상 파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자유무역협정(FTA) 통상전문 계약직 공무원 특별채용시험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는데, 유일한 합격자가 유 장관의 딸이었다. 석달 전 사직한 계약직 직원의 자리를 채우는 결원 보충 성격의 특채였다. 7월 실시된 1차 모집 땐 유 장관의 딸을 포함해 응시자 8명 전원이 자격미달로 탈락했다. 외교부는 7월 말 2차 모집공고에 응시한 6명 가운데 자격요건을 갖춘 유 장관 딸을 포함한 3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거쳐 유 장관 딸을 8월31일 최종합격자로 발표했다.

9월 4일 한겨레 그림판

 외교부 관계자는 “1차 모집 때 응시한 8명 가운데 7명은 ‘석사학위 소지+유관기관 2년 이상 근무 경력’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장관의 딸은 조건은 갖췄지만 영어시험 증명서가 2년 유효기간이 지나 모두 탈락처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차 모집에 응시한 6명 가운데 3명이 자격요건을 갖췄고, 면접을 거쳐 외교부에 근무한 경험도 있는 장관 딸을 최종합격자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의 딸은 2006년부터 3년 남짓 계약직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퇴직한 바 있다.

e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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