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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08 21:21 수정 : 2008.05.09 02:44

이명박 대통령

이대통령 “물건 사는 사람에게 선택권…위험하면 안먹고 안들여 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쇠고기 수입재개 논란과 관련한 생각들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구내식당을 예고 없이 찾아 삼계탕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의 논란과 관련해 “(논란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에프티에이(FTA·한-미 자유무역협정)를 반대하는 사람들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을 때 정부는 사실 한우농가 대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발언은 최근의 민심 동요를 순수한 먹거리 걱정보다는, 정치적 의도와 연결된 것으로 생각하는 이 대통령의 상황 인식을 다시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쇠고기 수입 재개 반대 촛불집회와 인터넷상의 탄핵서명에 중·고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양상에 비춰, 새로운 논란도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이어 “물건을 사는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이다. 위험하면 우리가 못 먹고, 안 먹는 것이며, 수입업자도 장사가 안 되면 안 들여온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은 ‘쇠고기 수입 여부를 수입업자에게만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정부가 가장 먼저 (쇠고기 관련 정보를) 아니까 우리(정부)가 (관여)한다”며 “우리가 수입을 안 하겠다는데 사 가라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대통령은 “어느 나라가 자기 국민을 해치는 해로운 고기를 사다 먹이겠느냐. 미국이 강제로 (위험한 쇠고기를 우리 국민에게) 먹이겠느냐, 우리 국민들이 사 먹겠느냐”라고도 말했다. 이런 발언도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를 수입업자들한테 맡긴다는 점에서, 안이한 발상으로 지적된다.

이 대통령은 광우병 파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너무 복잡한 질문이다, 발전적으로 합시다. 발전적으로”라며 “어제 (국회에서) 청문회를 오래 했는데 궁금한 게 또 있느냐”고 에둘러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낮 청와대 춘추관 구내식당에서 기자들과 삼계탕으로 식사를 마치고 2층 테라스에 나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우리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됐으니까 식품 안전을 중시해야 한다. 식료품을 갖고 장난치는 업자는 철저히 엄벌하고 관련 법을 강화해야 한다”며 “(법을 어긴 뒤) 간판을 바꿔 달고 장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 기자가 ‘쇠고기도 한번 드시죠’라고 말하자, 웃으면서 “(미국산) 쇠고기를 내가 먼저 먹어야겠구만”이라며 “얼마 전에 빌 게이츠를 만났는데 ‘미국 쇠고기 안 먹느냐’고 물었더니 ‘스테이크를 좋아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