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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세 가지 갈림길 앞에서

등록 :2016-12-04 15:12수정 :2016-12-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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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108

탄핵정국 앞날 가를 3대 변수 분석
퇴진 수용하면 9일 탄핵소추 부결 가능성
대선국면 전환…야당 지도부 책임론 예상
헌재 탄핵심판은 예측불가…불안감 커질듯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여섯번째 촛불집회가 또다시 최대 인원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촛불들은 이번 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세번째 담화(11월29일), 새누리당의 ‘4월 퇴진-6월 대선’ 당론 결정(12월1일), 4월 퇴진을 선언하면 탄핵하지 않겠다는 새누리당 비박계의 제안(12월2일) 등이 촛불들을 화나게 한 것 같습니다.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 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지금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앞날은 모든 것이 달라질 것입니다. 코앞에 닥친 탄핵정국과 내년도 대선정국을 좌우할 세개의 갈림길이 있습니다.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첫번째 갈림길은 이번 사태를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주에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요구한 4월 퇴진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 갈림길은 새누리당 의원들, 특히 비박계 의원들의 선택입니다. 9일 국회 본회의 탄핵소추 무기명 투표에서 찬성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첫번째 갈림길과 두번째 갈림길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번째 갈림길은 헌법재판소의 선택입니다. 탄핵을 결정할 수도 있고, 기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올 경우에만 세번째 갈림길을 만날 것입니다.

첫번째 갈림길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4월 퇴진을 받아들일 경우입니다.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은 9일 본회의 탄핵소추 무기명 투표에 불참하거나, 참여해도 상당수가 반대표를 던질 것 같습니다. 탄핵소추는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새누리당은 정치적 승리를 거두는 결과가 됩니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지형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는 탄핵 실패에 따른 책임론이 제기될 것입니다. 지도부 사퇴 요구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가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가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이유가 뭘까요?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및 친박계 의원들과 ‘같은 편’입니다. 여권의 재구성을 통해 정치적 생존과 재집권을 노린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합니다. 민심은 분노하겠지만 당장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개개인을 응징할 방법은 없습니다. 기가 막히지만 그게 차가운 현실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되면 정국은 급속히 대선국면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7년 6월 대통령 선거가 곧 닥치기 때문입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늦어도 4월까지는 대선후보 경선을 마쳐야 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1월에는 귀국합니다. 대선국면을 관리할 새 국무총리 인선과 중립내각 구성, 박근혜 대통령과 새 국무총리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벌어질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월 퇴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9일 탄핵소추 무기명 투표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됩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합니다. 헌법재판소의 선택이라는 세번째 갈림길로 넘어가게 됩니다.

반대로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면 세상이 뒤집힐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탄핵소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민란 수준의 촛불집회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누리당, 특히 비박계가 책임을 뒤집어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야 3당 실무준비단장들이 3일 새벽 국회 의안과에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탄핵추진실무준비단장, 김관영 국민의당 탄핵추진실무준비단장, 이정미 정의당 원내부대표.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야 3당 실무준비단장들이 3일 새벽 국회 의안과에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탄핵추진실무준비단장, 김관영 국민의당 탄핵추진실무준비단장, 이정미 정의당 원내부대표.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은 완전히 살아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국회의 국정조사와 특검의 수사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정기국회 이후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또다시 발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회법 92조는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중에 다시 발의 또는 제출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일사부재의 원칙입니다. 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를 지켜보며 정기국회 이후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다시 발의할 것입니다.

세번째 갈림길은 어떨까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는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탄핵 결정에는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이후 걷게 되는 길은 천당과 지옥의 차이만큼이나 완전히 다른 길입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을 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고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반대로 기각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당당하게 대통령직에 복귀하고 2018년 2월24일까지 임기를 마치게 될 것입니다. 물론 헌법재판소에 대한 촛불의 분노가 어떤 결과를 빚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정치의 불안정성은 최고조로 높아질 것입니다. 각 정당은 차기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경선을 치를 수도,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또 어떤 정치인들은 이런 기회에 개헌을 해야 한다며 개헌론에 불을 지필 것입니다. 개헌을 핑계로 정계개편을 해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사람들도 나타날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상황을 맞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니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언니가 보고 있다 43회_이철희가 말하는 ‘탄핵 전투’에서 이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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