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나란히 필리핀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오후(현지시간)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 이행 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닐라=연합뉴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나란히 필리핀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오후(현지시간)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 이행 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닐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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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낮 12시(현지시각)께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북-중 외교장관 회담이 동시에 열려 묘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한국과 미국 외교장관은 이날 새벽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1호의 이행 방안을, 같은 시각 북한과 중국 외교장관은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양국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모두 제24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필리핀을 방문중이다.

먼저 회담을 시작한 것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었다. 이들은 미국 대표단이 머무르고 있는 마닐라 시내의 한 호텔에서 정오부터 약 35분간 만났다. 회담에 앞서 틸러슨 장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후 다음 단계의 대북 압박은 무엇인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안보리 결의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강 장관은 “매우 매우 좋은 결과”라며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회담에서는 이날 유엔 안보리가 북한산 석탄과 철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제재를 결의한 것과 관련해 양국의 공조 방안을 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을 마친 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 결의의 성공적 채택에 대해 평가하고, 감사한다는 말을 전했고, 틸러슨 장관도 굉장히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며 “(논의가) 폭넓고 좋았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결의 내용에 상당히 중요하고 실질적 효과가 있을 내용들이 담겨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이라는 ‘중국 역할론’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7일 낮에는 이들 두 장관과 고노 다로 신임 일본 외무상이 업무오찬을 겸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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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이 6일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이 6일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같은 시각 에이알에프 회의장인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만나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리 외무상이 약 1시간 만에 회의장을 나온 것으로 미뤄볼 때 회담은 30분 이상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회담을 마치고 숙소인 뉴월드호텔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스스로를 ‘조선인민공화국 대표단 대변인’이라고 소개한 박광혁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이 “두 나라 외무상들은 지역 정세와 쌍무관계 문제에 대해 의견 교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왕이 부장이 회담 뒤 중국 기자들에게 “북-중은 가까운 이웃이다. 여기서 양자회담을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중국은 북한으로 하여금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대해 냉정하게 바라볼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왕이 부장은 또 “한반도 정세 위기의 임계점에 와 있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라며 “앞으로는 추가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탄도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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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