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과 북은 개성공업지구(개성공단)의 토지사용료를 입주기업이 생산·상업 활동을 하는 토지만을 대상으로 1㎡에 연 0.64달러씩 매기기로 합의했다.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쪽 기업 124곳이 사용하는 토지가 82만6446㎡(25만평) 남짓이어서, 이를 기준으로 하면 한 해 52만8925달러 정도를 북쪽에 토지사용료로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 11~12일 개성에서 열린 제1차 차관급 남북당국회담이 결렬된 상황에서 남과 북이 실무 협상으로 이런 합의에 이른 것은 남북관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일부는 24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관리위원회)와 북쪽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총국)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개성공단 토지사용료 기준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개성공단 토지사용료는 ‘개성공업지구 부동산 규정’(제15조)에 따라 2004년 4월13일 토지임대차 계약 이후 10년간 면제됐다. 남과 북은 올해부터 토지사용료를 납부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해 지난해 11월부터 △토지 사용료 부과 대상 △사용요율 △갱신 시기와 인상 한도 등을 중심으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는 협상을 벌여왔다.
남북은 우선 토지사용료 부과 대상을 ‘개성공단에 기업이 입주해 생산·상업 활동을 하고 있는 토지’로 한정했다. 개발업자의 토지, 미사용 토지, 공공 성격의 토지에는 사용료를 매기지 않기로 한 것이다. 개성공단에서 현재 생산·상업 활동이 이뤄지는 토지는 1단계 330만㎡(100만평) 가운데 82만6446㎡(25만평) 수준이다.
남과 북은 토지사용료는 1㎡에 연 0.64달러씩 하기로 했다. 이는 개성공단 1단계 분양가인 3.3㎡당 14만9000원과 당시 원·달러 환율을 고려할 때 분양가의 1.56% 수준이다. 협상 초기 북쪽이 분양가의 2%, 남쪽이 분양가의 1% 남짓을 제시한 점에 비춰 보면 중간 지점에서 합의한 셈이다. 중국 충칭 용흥공업원(1㎡당 1.6달러)이나 칭다오 중·독 생태원(1㎡당 0.64달러), 베트남 하노이 빈증-싱가포르 산업단지(1㎡당 0.84달러), 호치민 인근 린쭝 공단(1㎡당 0.96달러) 등 주변 공단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다만 그 내용이 유사함에도 명목은 토지사용료(개성공단)·세금(중국 쪽 공단)·관리비(베트남 공단)로 서로 다르다.
아울러 남북은 토지사용료를 관리위원회와 북쪽 총국이 4년 주기로 합의해 조정하되, 조정 폭은 기존 토지사용료의 20%를 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임금 규정과 마찬가지로 연 5% 이상 인상할 수 없도록 한 셈이다. 토지 사용료는 2015년부터 연 1회 매기며, 매년 12월20일까지 납부하되 올해 사용료는 내년 2월20일까지 내도록 유예 기간을 뒀다.
2005년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에는 10월 말 기준으로 124개 기업이 입주해 남과 북의 노동자 5만5166명(북 5만4357, 남 809명)이 어울려 일하고 있으며, 누적 생산액은 31억4063만 달러에 이른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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