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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기반 조성’이라는 두 길의 만남.

올해 여덟번째인 한겨레통일문화상 수상 의미를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올해 통일문화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박용길(사진 왼쪽) 사단법인 통일맞이 상임고문이 6·15와 8·15 공동행사 등 남북의 만남을 중심으로 한 ‘민족화해’의 흐름을 대표한다면, 홍근수(오른쪽)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는 주한미군 문제와 군비 감축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오는 등 ‘한반도 평화기반 조성’에 활동의 무게를 두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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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이들 두 사람을 공동수상자로 선정한 데는 평화통일운동의 두 갈래 큰 흐름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 큰 한 길’로 나아가야 할 때라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실제로 두 공동수상자는 모두 고 문익환 목사가 1989년 4월 방북해 김일성 당시 주석 등과 만난 뒤 발표한 공동성명의 흐름을 잇고 있다고 자임한다. 당시 문 목사와 북한 조평통 공동명의로 발표된 성명은 정치군사 및 사회문화분야의 교류협력과 한반도 평화여건 조성 등에 대한 폭넓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성명은 또 ‘점진적 통일’에 대해 남북이 최초로 합의한 것으로, 이후 2000년 6·15 공동선언을 예비하는 성격을 띠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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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길, 여러차례 방북 고비마다 화해 흐름 이어홍근수, 군비감축 지속 관심…평화기반 조성 기여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인 박 상임고문은 문 목사의 뜻을 이어 여러 차례 방북해 고비 고비 남북화해의 큰 흐름을 잇고, 막힌 데를 뚫는 역할을 했다. 박 상임고문은 1995년 김일성 주석 1주기 때 단신 방북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는 이후 남북 모두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중재자가 됐다. 이에 따라 그는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때 직접 방북을 하거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편지를 띄워 경색국면을 풀어가는 데 큰 구실을 했다. 이런 점에서 박 상임고문은 ‘만남을 통한 화해’를 상징하고 있는 인물이다.

홍근수 상임대표는 지금까지 이런 직접적인 교류 움직임에서 한발을 빼놓고 있었다. 대신 홍 상임대표가 관심을 가진 것은 문 목사가 강조한 또 다른 중심축인 ‘한반도 평화기반 조성’이다. 홍 상임대표가 1994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을 만든 뒤 벌여온 △매향리 미군 폭격장 폐쇄운동 △미군 장갑차에 숨진 미선이·효순이 사건의 사회화 △북한에 공격적인 군사무기 도입 반대 등은 “통일은 전쟁 없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남쪽에서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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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공동수상은 이렇게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통일을 향한 움직임이 이제는 서로 힘을 모아야 할 때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두 부문의 협력이야말로 민간통일운동의 완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는 또 6자회담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민간통일운동이 남북 화해 진전에 일정한 구실을 해내기 위해서도 절실히 요구 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박용길 88살 노령에도 민화협등서 활발히 활동홍근수 향린교회 목사 역임…남북대화에도 관심올해 미수(88살)인 박용길 상임고문과 칠순인 홍근수 상임대표는 한국 기독교의 진보적 흐름을 대변해온 기독교장로회에서도 대표적인 진보인사로 꼽힌다. 일본 요코하마여자신학교를 졸업한 박용길 상임고문은 민주화운동으로 상처받은 이들을 감싸온 어머니 구실을 해왔다. 장로인 박 고문은 1974년 민주화투쟁에서 구속된 이들의 가족 모임인 ‘양심수가족협의회’의 구성을 주도했다. 이 모임은 1986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로 발전한다. 박 대표는 1990년대에는 ‘어머니 사랑’을 남북 민족으로 넓힌다. 지금도 민화협 상임고문,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 남측준비위 명예대표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홍근수 상임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마친 뒤 한신대와 미국 이든신학회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1986년 귀국한 뒤 2003년까지 향린교회 목사로 재직했다. 홍 대표는 목회활동을 하면서도 통일신학동지회 회장, 한국기독노동자총연맹 이사장,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상임의장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홍 대표는 최근 북한에 ‘민간 차원의 남북군축토론회’를 제안하는 등 남북대화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김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