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박형준·강만수 ‘친위체제’ 강화…윤진식 ‘왕수석’ 정책전반 조율
‘청와대 3기’ 뜯어보니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단행한 청와대 개편은 집권 중반기를 맞아 정책 조율과 홍보, 정무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나, 이에 따른 조직 비대화와 ‘회전문 인사’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수석들 가운데 외부에서 수혈된 사람은 권재진 민정, 진영곤 사회정책, 진동섭 교육과학문화 수석 등 세 명뿐이고, 기존 핵심 측근들을 내부에서 요직에 수평이동이나 전진배치시킨 게 대부분이다. 친위체제를 강화함으로써 향후 국정 운영에 청와대의 장악력을 높이는 쪽이다. 특히 ‘엠비(이명박)맨’으로 꼽히는 윤진식 경제수석이 신설된 정책실장을 겸임하면서 정책 사령탑으로 우뚝 올라선 게 눈에 띈다. 정책실장은 경제, 국정기획, 사회정책, 교육과학문화 수석을 통할하면서 청와대 내부에서의 정책 조정은 물론 정부 부처와의 조율 책임도 맡게 된다. 그동안 각종 정책을 두고 청와대와 정부의 조율이 안 돼 혼선을 빚었던 것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정책분야 수석 등이 참석하는 정책조정회의를 상설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진식 정책실장’ 체제는 윤 신임 실장 개인의 탄탄한 청와대 내부 입지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실장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후배로, 지난 대선 때부터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가까이서 보좌해 온 최측근이다. 조각 때도 첫 대통령실장으로 거론될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장관(산업자원부) 출신인데다, 정정길(67) 대통령실장을 빼고 청와대 수석들 가운데 최고령(63)이기도 해서 ‘왕수석’으로 불려 왔다. 윤 실장의 위상에 대해 이동관 신임 홍보수석은 “(대통령실장 아래) 사실상의 부실장”이라며 “예우도 지금의 수석들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대통령 경제특보로 기용됨으로써 ‘윤진식·강만수 투톱’의 정책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인 강만수 위원장은 대통령 특보 명함까지 쥠으로써 좀더 가까이에서 이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하고 조언할 수 있게 됐다. 조만간 새로 임명될 국무총리는 화합·통합 이미지에 무게를 두고, 정책은 사실상 청와대 직할 체제로 가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이 밖에 이번 개편에서 ‘청와대 실세’인 이동관 홍보수석과 박형준 정무수석의 ‘대약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이 수석은 국정홍보, 언론정책, 대변인을 휘하에 관장하게 됨으로써 막강한 힘을 얻게 됐다. 청와대 안에서 “이번 인사는 이동관 인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동안 중도실용 노선 정립 등에 주요한 구실을 한 박 수석은 중량감 있는 정무수석에 기용됐다. 앞으로 선거제도 개편과 개헌 등 굵직한 정치개혁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조직은 한층 방대해졌다. 지난해 ‘작고 강한 청와대’를 내걸고 ‘8수석 1특보’ 체제로 출발했으나, 그해 6월 ‘8수석 4특보 1기획관’ 체제로 늘더니, 이번에는 ‘1정책실장 8수석 6특보 2기획관 1보좌관’ 체제로 자리가 늘고, 조직도 복잡해졌다. ‘크고 강한 청와대’로 가는 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1년 반 운영을 해보면서, 효율성을 위해 일부 조직 신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내부에서 사람을 기용하는 게 대부분이어서 총정원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