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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한국당은 손혜원에, 바른미래는 서영교에 꽂힌 속내는?

등록 :2019-01-25 10:47수정 :2019-01-2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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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한국당, 손혜원에겐 ‘올인’하지만 서영교에겐 미지근
자기 당 ‘재판거래’ 의혹엔 나경원 “내용 잘 몰라”
“화나죽겠다” 바른미래, 재판청탁 집중 ‘양당 까기’
양승태 구속으로 ‘뻘쭘’ 민주당 “일단 지켜보자”
왼쪽부터 서영교 의원, 손혜원 의원. 류우종 기자·이정우 선임기자
왼쪽부터 서영교 의원, 손혜원 의원. 류우종 기자·이정우 선임기자
최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티에프(TF)와 특별위원회를 각각 만들었다. 한국당은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티에프’, 바른미래당은 ‘국회의원 재판청탁 진상규명특별위원회’다. 한쪽은 친인척 등의 목포 부동산 매입으로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에, 다른 한쪽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있으면서 ‘재판 민원’을 넣은 의혹을 받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꽂혔다. 각 당이 이들 사건을 대하는 태도와 시각을 통해 각자 처지와 향후 기조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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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올인’ 한국당…홍일표 의혹엔 “내용 잘 몰라서”

한국당은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매입’ 건에 그야말로 ‘올인’하고 있다. 24일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손혜원은 ‘배지’(국회의원) 단 최순실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티에프’를 만들더니 ‘손혜원랜드 국민제보센터’도 열었다. “이제 국민의 눈은 목포에서 청와대와 여의도를 주시하고 있다”(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며 이번 의혹을 발판으로 청와대에 대한 공격까지 강화하려는 태세다.

반면 서영교 민주당 의원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그 배경엔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한국당도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있다. ‘서영교’가 등장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2차 공소장에 노철래·이군현 전 한국당 의원과 익명의 한국당 현역 의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3선 홍일표 한국당 의원의 민형사 사건에 대해 행정처가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의혹도 지난해 임 전 차장의 1차 공소장에서 제기된 바 있다. 홍 의원은 상고법원 설치 법안을 대표발의한 인물이다. 검찰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 입법 로비를 위해 여야 의원들과 ‘거래’했고 임 전 차장이 이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자들은 한국당 입장을 며칠째 묻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대응은 “잘 모른다”다. 며칠째 그 상태다.

▷1월22일

기자: 이군현, 노철래 전 의원에 대해서는 혹시 좀 상의하거나….

나경원: 무슨 사건이 있었죠? 제가 지금 잘 기억이 안 나서 지금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

▷1월24일

기자: 한국당에서 노철래, 이군현 전 의원과 홍일표 의원의 재판청탁 의혹에 대해 논의한 내용이 있는지?

나경원: 아직 공소장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공소장을 보지 못했어요. 어느 정도의 내용인지를 몰라 선뜻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서영교 의원은 통상의 지역구 민원으로 보기엔 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죄명을 바꿔달라고 했다거나 구체적 양형 제시한 것…. 우리 당 의원에 대해선 어떤 것인지 살펴보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은 참담한 일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입니다. 양승태 건의 핵심 죄명이 재판거래입니다. 재판하는 데 있어서 일정한 관여를 했다는 것인데 서영교랑 뭐가 다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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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죽겠다” 소수 정당 ‘재판거래’ 문제로 ‘양당 까기’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들이 ‘재판거래’에 연루된 것을 두고 다른 정당 의원들은 발끈하고 있다. 20대 국회 내내 법사위에 있었던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저는 단 한번도 청탁을 해본 적이 없고 청탁해서 재판에 영향이 미칠 거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아니 혹여나 부탁한다 해도 그것이 전달돼 직접 사건을 재판하는 법관에게 전달되리라고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습니다. … 서영교 의원은 재판청탁을 국회 파견 판사에게 하고 판사는 즉시 임종헌 실장에게 전달합니다. 임 실장은 서울북부지방법원 문용선 법원장에게 이를 전달하고 법원장은 사건 담당 박모 판사를 법원장실로 불러 이를 전달합니다. 이게 말입니까? 막걸립니까? 화나죽겠습니다. 이게 사법농단이 아니면 뭐가 사법농단입니까?”

24일 새벽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상무위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에서 확인됐듯, 정의 실현에서 누구도 예외는 있을 수 없습니다. 사법농단 와중에 벌어진 국회 일부의 재판청탁도 마찬가지입니다. 재판을 거래한 대법원장도 처벌받는데 재판을 청탁한 국회의원이 무사하다면, 국회는 결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재판청탁에 연루된 정당들은 연루자들 전원을 공개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합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24일 이런 논평을 냈다.

“사법농단의 양승태가 적폐면 재판을 청탁한 서영교도 적폐다. 이를 관행으로 덮으려는 정부 여당의 시도 역시 적폐다. 남의 허물은 들추면서 내 허물은 덮는 정부 여당의 이중잣대 역시 적폐다.”

바른미래당은 24일 ‘국회의원 재판청탁 진상규명특별위’를 출범시켰다. 한국당이 ‘손혜원 티에프’를 만든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사법개혁과 국회개혁의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거래 의혹은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든 만큼 위법성이 훨씬 무거울 뿐 아니라 민주당과 한국당이 동시에 연루돼 있어 ‘거대 정당의 적폐’로 초점을 맞추기에 쉽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손혜원 의원 건을 두고 두 정당이 공수를 주고받고 있지만 결국 ‘도긴개긴’이라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야3당은 최근 선거제도 개혁을 두고도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1·2당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선거제 개혁에 소극적”이라는 공격과 “거대 양당의 사법 적폐를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당분간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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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법관 아니었다”는 민주당, 서영교 건엔 “지켜보자”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게 민주당이다. 서영교 의원의 의혹이 처음 공개된 뒤 민주당 지도부가 내놓은 해명은 “관행”이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과거 법사위 위원으로서 그런 문제들에 대한 민원을 받아 관행적으로 해왔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튿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억울한 사정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것은 위법이 아니라는 게 지금까지 법 해석”이라며 방어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옹호에는 ‘지역구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식의 동정론이 전제돼 있다. 서 의원이 선처를 청탁한 것으로 지목된 피고인이 지역구 관계자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서 의원과 관련해 “불쌍해서 도와줬다더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고, 다른 의원은 “짠해서 그랬다고 한다”며 온정적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서 의원이 국회 파견 판사를 자신의 의원실로 불러 청탁했다는 구체적 내용이 확산되고 24일엔 재판거래 의혹 등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까지 되면서 손혜원 의원 건에 견줘 공개적 온정론이 잦아든 모양새다. 뒤늦게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 의원 의혹이 불거진 초기인 17일 당에서 “서 의원이 언론으로부터 집중 언급되고 있으나 공소장에 한국당 소속도 적시돼 있으니 균형 있는 보도를 해달라”며 적반하장식 논평을 낸 데 대해 한 의원은 <한겨레>에 “사법체계 신뢰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태인데 당에서 그런 대응을 하더라”며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서영교·손혜원 의원 의혹’은 모두 검찰 수사 단계로 넘어갔다. 손 의원은 탈당했지만 서 의원은 당직을 내려놓는 선에서 이후 수사를 받게 됐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4일 ‘서 의원의 재판청탁 의혹과 관련해 당의 조처가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민들 눈높이에 부족할 순 있습니다만 조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이 수사에 들어간 만큼 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재판거래 의혹으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의 순간부터 이미 법관이 아니었다”고 브리핑한 직후 기자들을 만나 내놓은 답이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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