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
김만복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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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만복 전 원장이 최근 새누리당에 ‘팩스 입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을 빚은 가운데, 김 전 원장은 새누리당에서도 쫓겨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 8월 새누리당에 입당한 김 전 원장이 지난 10월 새누리당 입당 사실을 숨긴 채 부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새누리당 내부에서 징계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원장은 9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의 글’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안되면 무소속으로라도 부산시 해운대기장을에 출마할 것을 강하게 밝히는 한편, “새누리당에 입당된 줄 몰랐다”, “새정치연합 후보 지원은 개인적 정리에 의한 것”, “나는 국회 마이크가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전 원장은 특히 자신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야권연합 후보가 되어야 하며, 이 경우 자신이 당선되기 위해서는 새정치연합에서는 기장군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지난 8월27일 은밀히 팩스를 통해 입당했다”며 “부산시당에서는 김 전 원장이 재보궐 선거 당시 새정치연합 후보를 지원하는 등 새누리당원으로서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총장은 “서울시당은 부산시당으로부터 관련 사항을 접수 받고 내일 윤리위원회를 열 것을 요구했다”며 “중앙당에서는 서울시당의 의견을 받아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총장은 김 전 원장의 새정치연합 지원 사실이 알려진 지난 6일 브리핑에서 김 전 원장에 대해 ‘출당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내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 소속 의원들도 이날 정례회의에서 김 전 원장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하태경 의원은 “김 전 원장 입당 과정에서 당도 ‘새누리당에 미래가 있다’고 입당 환영발언 했다가 하룻만에 말 뒤집는 망신을 당했다”며 “‘묻지마 졸속입당’에 대해선 이번 일을 계기로 출마예정자의 자격심사가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인숙 의원은 “이번 일로 정치권이 ‘개콘’보다 더 웃기게 됐는데 창피하게 우리 당이 코메디에 빠져든 것 같다”며 “해당행위에 대한 출당 조치를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노근 의원도 “자기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팩스로 당원 가입하는 경우는 도덕적으로 문제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해당행위에 대해선 어떤 제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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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전 원장은 지난 8월27일 새누리당에 팩스로 입당원서를 보내 새누리당 당원이 되었고, 지난 5일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그러자 다음날인 6일 새정치민주연합 해운대기장을 지역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원장이 지난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새정치연합 시의원 후보 선거 지원유세에 나섰다는 점을 공개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한 뒤 새정치 시의원 후보 선거 지원유세에 나선 것은 기만행위를 한 것”라며 해명을 촉구했다.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연합뉴스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연합뉴스

김 전 원장은 이날 관련된 논란에 대해 이날 ‘해명의 글’을 내고 “저는 새누리당이 저의 입당신청서를 접수하면 일정한 심사 절차를 거쳐 저에게 당원자격을 부여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현재까지 저를 부르거나 전화문의 등 일체의 연락이 없었고 저는 입당허가서나 당원증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이미 계획한대로 이번 국회의원 선거시 기장군 선거구에서 어떤 형태로든 출마하여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국가안보와 남북평화통일에 대한 저의 소신을 펼칠 수 있는 길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밝혀, 새누리당이 제명을 하면 무소속 출마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아래는 김 전 원장의 ‘해명의 글’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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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와 남북평화통일을 위해 국정원에서 34년간을 헌신하였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구출하기 위해 저는 아프가니스탄 인질 구출 때처럼 언제나 어디서나 제 목숨조차 바친다는 각오로 일해 왔습니다.

2. 저는 국가안보전문가로서 북한에 대한 지식과 제2차 남북 정상회담시 얻었던 경험을 살려 국가안보와 남북평화통일에 기여하기 위하여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국회의원 뱃지가 아니라 국회 마이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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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는 부산 기장군 출신으로서 고향사람들로부터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을 권유받고 그 당선 가능성을 탐색해 왔습니다. 마침 기장군이 독립선거구가 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어 저의 당선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국회의원후보로 추대하기 위한 모임도 구성되었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기장 군민 정서상 새누리당 후보가 되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만약 새누리당이 공정하게 경선만 하면 제가 공천을 받을 수 있으며 본선에서도 승리는 확실하다고 하였습니다.

4. 저는 새누리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채택하여 공정한 경선을 할 것으로 판단되면 여기에 도전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에 입당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에서 함께 일을 하다가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 가 있는 인사들에게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새누리당 측과 사전조율을 거쳐 요란하게 입당하는 관례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국회의원 선거 6개월여 전이 되는 지난 8월27일 새누리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입당신청서를 다운로드받아 작성한 후 이를 홈페이지에 표시된 팩스번호로 송부하였습니다. 우선 당헌·당규에 따른 피선거권 자격요건을 갖추기 위한 사전조치를 해 두고자 했던 것입니다. 저는 새누리당이 저의 입당신청서를 접수하면 일정한 심사 절차를 거쳐 저에게 당원자격을 부여하는 줄 알았습니다. 저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원장 출신이기 때문에 새누리당 간부가 저를 불러 입당동기와 입당 후 활동계획 등 여러 가지를 알아보고 입당심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심의·확정한 후 저에게 입당 사실을 통보해 줄 것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현재까지 저를 부르거나 전화문의 등 일체의 연락이 없었고 저는 입당허가서나 당원증도 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내에서 저에 대한 입당 심사절차가 진행 중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11월5일자 신문을 보고 그때서야 새누리당에 입당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5. 제 사고의 틀은 국가안보, 남북평화통일, 사회안정이 우선이기 때문에 보수적 색채가 짙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누리당 정책과 많은 부분에서 정서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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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저는 새누리당에서 오픈프라이머리 공천제도가 채택되지 않아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수밖에 없을 가능성에도 대비하였습니다. 제가 무소속후보로 당선되기 위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무소속 야권연합 후보가 되어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저는 10월 28일 시의원 재보궐선거 새정치민주연합 정영주 후보의 초청에 따라 그의 사무실을 방문하였습니다. 저는 그가 당 차원의 공식초청이 아니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초청하는 것이라고 하여 고향 선배로서 인간적인 정리로 응낙하였던 것입니다.

그때까지 저는 새누리당으로 부터 저의 입당관련 어떠한 연락은 물론 입당허가서나 당원증도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누리당 당원이라는 인식이 없이 방문하였습니다.

7. 이제 저는 제가 지은 업보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국가안보와 남북평화통일을 위한 저의 행보를 지속할 것입니다. 이미 계획한대로 이번 국회의원 선거시 기장군 선거구에서 어떤 형태로든 출마하여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국가안보와 남북평화통일에 대한 저의 소신을 펼칠 수 있는 길을 계속 모색할 것입니다. 국정원장 출신으로서 더 이상 종북좌파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기 바라며, 국민들과 남북화해협력과 평화적 통일문제에 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