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일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경기도내 한 사립고등학교 김아무개 교장이 교사들을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매질(엉덩이 1~3대)했다는 것이다.
81세인 김 교장이 치매기가 있어 잠깐 정신을 놓은 가운데 벌인 일이 아닌가 의심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만 62세가 교사와 교장 등 교원 정년인데 81세 교장이라니! 잠깐 문제를 일으킨 그 사립고 족보를 살펴보자. 이 학교는 1969년 중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은 뒤 2000년 고등학교로 전환했다. 김 교장은 1969년 중학교 초대 교장에 취임한 이래 무려 41년째 교장을 하고 있다.
김 교장은 학교 설립자이기도 하다. 김 교장 부인이 재단 이사장이며 김 교장 역시 재단 이사 중 한명이다. 김 교장의 딸은 지난달 이 학교 교감으로 승진했다. 전형적인 족벌사학이다.
전교조와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경기지부 등이 성명에서 김 교장의 파면 등을 촉구했지만, 그들 입만 아프게 되었다. 현행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교장 등 사립학교 비리 교직원에 대한 징계권은 해당 법인 이사회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임기도 문제다. 81세 교장이라니, 62세가 정년인 공립학교에 비하면 사립의 경우 다른 나라 이야기다. 사립학교는 가히 ‘교장의 천국’이라 할 만하다. 한나라당은 한술 더 뜬다. 사학비리 차단을 위해 마련한 각종 규제 장치를 무력화하는 쪽으로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말이다. 80년대 말부터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이 좋아졌다곤 하지만, 사립학교 교원들의 ‘파리목숨’ 같은 신분상 불안감은 여전하다. 엉뚱한 방향으로의 재개정이라니 그저 아연할 따름이다.
81세 교장이 교사들에게 엉덩이 체벌을 한 사건이 흐지부지 넘어가는 사립학교법이라면 그것은 ‘독’일 뿐 결코 법은 아니다. 독부터 제거하는 것이 개혁이다.
장세진 전북 군산여상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