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엄마의 모진 선택’(<한겨레> 11월18일치) 기사를 읽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재혼한 한 여자가 남편으로 맞이한 남자가 자신의 큰딸을 성폭행했지만, 그 남편의 아이까지 태어난 상황에서 아이 셋을 키우기 힘들어 형량을 줄여달라고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유는 ‘생활고’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사는 ‘13살 미만 미성년자의 강간’의 경우 하한선을 징역 7년으로 정하고 있기에 정상참작을 해도 3년6월의 실형이 선고되어 3년 이하 징역형에 적용 가능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고 썼다. 이는 ‘생활고’가 있는 경우 상황을 고려하여 성폭행 피고인을 ‘감형’해 주어야 하는데, 마치 법이 하한선을 너무 올려놓아 불가능하다는 식의 인상을 심어주었다.
기사에 인용된 사례를 이렇게 풀이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올바르지 못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여자가 자신의 딸을 성폭행한 남자의 선처를 호소한 까닭이 ‘생활고’에 있다면, 범죄피해자의 생활보조금 제도 미비와 편모 가정의 생활 안정을 보장하지 못하는 한국의 제도적 문제점을 밝혀야 한다.
하지만 기사는 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쓰여져, 자칫 잘못하면 음주와 같은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이 되는 것처럼 아동 성폭행을 한 가해자라도 피해자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다면 감형해 줄 만한 특별한 사유가 된다는 위험한 추론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물론 기사의 내용처럼 양형제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다루지 않은 채 부수적인 부분만을 부각시킨다면 문제는 오히려 엉뚱한 방향으로 위험하게 해석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박혜경 경기 안산시 상록구 본오3동
[한겨레를 읽고] ‘딸 성폭행한 재혼남편 선처 호소’ 양형제도로 접근 문제본질 흐려
- 수정 2009-11-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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