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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이라는 물결 속에 집들이 사라진다. 한때 누군가 앉았던 의자, 아침마다 방의 주인을 위해 모닝콜 했을 곰돌이시계, 그 공간에서 보냈을 시간의 잔흔들이 진달래빛 벽지와 함께 퇴색해 버렸다. 우리의 몸과, 그 몸을 기억하는 시간과 공간이 이끼처럼 서식하는 우리들의 집. 그 공간에 삶의 밀도는 없고 삶의 속도만 스친다.

고현주/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