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리프킨이 쓴 <수소혁명>은, 1859년 8월 미국의 에드윈 드레이크란 사람이 펜실베이니아의 소도시 타이터스빌 인근 지하 21m에서 유정을 찾는 데 성공했다며, 이것이 석유시대 시작이라고 말한다. 폴 로버츠는 <석유의 종말>에서 석유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분기점을 1901년 1월로 본다. 그때까지 사람들은 땅에 묻힌 석유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국 텍사스의 뷰먼트 외곽 스핀들톱에서 굉음과 함께 석유 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 처음으로 하루 10만배럴 넘게 쏟아지는 큰 유전이 발견된 것이다. 이후 유전 개발이 가속화하며 석유시대가 1세기 이상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 석유회사의 하나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2004년 세계 추정확인 매장량을 1조1886억 배럴, 하루 생산량을 8026만 배럴로 집계한다. 이 수치를 대입하면 40.5년 뒤엔 석유가 바닥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 확인 매장량은 기술 발전과 새 유전 발견 등으로 늘어날 수 있고, 생산량도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의 종말>은 낙관론자와 비관론자의 견해를 소개한다. 낙관론자들은 캐나다 앨버타의 역청탄이나 베네수엘라의 중유처럼, 합성하면 석유처럼 쓸 수 있는 자원이나 천연가스 매장량이 엄청나 50~60년 가도 한계점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관론자들은 2010년대 중·후반에 재앙이 올 수 있다고 한다. 다수설은 40년쯤 가지 않겠냐는 쪽인 것같다.
낙관적으로 본다 해도 심각한 석유 위기는 훨씬 전에 올 수 있다. 생산량이 줄기 시작하는 때다. 전문가들은 1960년을 정점으로 매년 새로 발견되는 매장량이 줄고 있다며, 생산량이 꺾일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 되면 강대국의 석유 쟁탈전이 더 치열해질 터이고, 파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는 무슨 준비를 하고 있는가.
김병수 논설위원 byungs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