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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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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한겨레 절독을 선언했고 분노보다는 슬픔을 느끼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심정을 인터넷에 올렸다. 한겨레는 편집국장 명의의 사과문을 실었다. 유시민은 오랜 친구와의 인연을 끊지 않게 돼서 잘됐다는 마음을 인터넷에 전하면서 마무리된 것으로 되어 있다. 재론되는 것을 어느 쪽도 원하지 않겠지만 나로선 이 사건의 발단에서 마무리까지가 적절했다고 볼 수 없다. 그 기사를 읽었을 때 이런 반응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정곡을 찔렀네…제목 잘 뽑았네’ 했던 것이 첫 느낌이었다. 이런 말을 들어 마땅한 사람들이 뜨끔하게 여기겠군 싶었다. 야권이 지방선거에서 재미보았다고 김대중과 노무현을 계속 팔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두 명의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쟁이근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똑 부러지는 제목’이라고 보았다. 절독 선언이 얼마나 이어졌는지, 신문사가 어떤 논의를 거쳐 사과문을 실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1면에 사과문을 실은 것이 적절했는지, 유시민이나 노사모 등이 공개적으로 절독 선언을 한 것이 적절했는지는 시간을 두고 각기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 원래 구어체로 우아떨지 말고 말과 글살이를 일치시키자는 취지에서 만든 난인데 피차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기사는 몰라도 제목은 너무했다는 비난도 동의하기 어렵다. 특히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졌을 때 과연 한겨레가 1면에 사과문을 쓸 수 있을지, 전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어야 한다. ‘놈현’과 ‘관 장사’가 사과해야만 하는 수준이라면 ‘…쥐는 못 잡고 독부터 깨트렸다’는 등 ‘직설’ 코너에 나오는 여러 정치 풍자 표현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걸 사과해야 했으면 그런 표현들도 사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중했어야 한다. 원래 DJ, YS, JP, MB라는 이니셜을 싫어했다. 영어 알파벳을 따온 것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너무 가치중립적이라 그 인물의 본질을 드러내지 않아서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영어 이니셜이 아니라면 ‘박통’처럼 부르기 쉽고 적절한 이니셜을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쪽에서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바보라고 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놈현’ 혹은 ‘노무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으니까. 한번도 글을 쓰면서 이런 느낌이 없었는데 글을 쓰면서 벌써 쪼는 기분이 드는 것이 영 불편하다. 김선주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