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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프리즘] 대선후보와 ‘섹시클럽’: 품격의 검증 / 박용현

등록 :2007-07-17 18:42수정 :2007-07-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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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24시팀장
박용현/24시팀장
한겨레프리즘
물음 1: 당신이 대통령을 꿈꾸는 유력 정치인이라고 하자. 서울 강남에 건물이 있다. 지하층에 새로 입주하겠다는 사람이 여종업원을 둔 술집 주인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

① 다른 입주자를 기다려 본다.

② 여의치 않으면 더 싼 임대료를 제시해 다른 입주자를 구한다.

③ 선거 때까지 비워둔다.

④ 이 참에 공익단체 중 재정 상황이 나쁜 곳을 골라 무료 입주를 제의한다.

⑤ 눈 딱 감고 술집 업자와 계약한다.

보통 사람으로선 이런 물음에 직면하는 상황 자체가 꿈같은 일. 여유있게 답을 골라보면서, 잠시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에 대해 생각해 본다. 최근 그의 검증 과정을 지켜보면서 드는 의문에 대해. ‘과연 그는 공직을 충분히 무겁게 여겨 왔는가?’

이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뉴타운으로 지정한 땅에는 자신이 소유했다가 조카에게 넘어간 땅을 비롯해 일가의 땅이 있었다. 이 후보는 처분한 지 오래돼 기억에도 없었다고 한다. 공직자 재산등록을 한달 앞두고 부랴부랴 처분한 땅인데, 정말 기억에 없었을까? 또 이 후보는 자기 건물 두 채가 있는 지역의 고도제한을 완화했다. 모두 우연의 일치였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우연의 일치는 계속된다. 형과 처남이 소유한 회사의 자회사가 땅을 사 주상복합건물을 지었는데, 이 과정에 서울시에서 내놓은 호재가 쏟아졌다. 여러 필지의 땅을 사자마자 바로 옆이 뉴타운으로 지정됐고, 이어 여러 필지를 묶어 건물을 지을 수 있게 지구단위계획이 초고속으로 변경됐고, 이어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기막힌 우연의 연속이다.

이런 문제들이 불거지는 건 그가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장 시절 이런 검증의 후폭풍을 예견하지 못했을 리 없다. 여기서 두번째 물음.

물음 2: 당신이 대통령을 꿈꾸는 유력 정치인이라고 하자. 형과 처남이 동업을 하는데, 그들에게 당신의 땅과 건물을 판 적도 있다. 당신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그들은 전자·기계류 수출입회사를 인수해 부동산업으로 사업 목적을 바꿨다. 그들이 땅을 사들이자마자 바로 옆 동네를 뉴타운으로 지정하는 결정을 하게 된다. 당신의 선택은?

① 이곳 뉴타운 지정만은 다음 시장에게 넘긴다.

② 문제의 땅을 미리 공개하고 해명한다.

③ 애초에 형과 처남에게 부동산업은 시장 퇴임 뒤나 다른 시·도에서 하라고 권한다.

④ 대통령 되는 걸 방해할 참이냐며 땅을 처분하라고 종용한다.

⑤ 눈 딱 감고 뉴타운 지정을 한다.

검증은 과거보다 미래를 향한다. 이 후보가 공직의 권한을 행사해 자신과 일가의 부동산에 이익을 안겼고, 이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으며, 이들 일가는 전국 방방곡곡에 수많은 부동산을 두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추론할 수 있는 ‘이명박 대통령 시대상’은 무엇일까?

서울 양재동 거리를 걷다 보면 이런 간판을 만난다. ‘○○ 섹시크럽, 미모의 아가씨 100명 항시 대기, 팁 40000원.’ 멋들어진 건물의 외양에 견줘 품격이 떨어지는 간판이다. 건물 소유주는 바로 이 후보. 우리는 ‘미모의 아가씨’들이 업주에게 벌어다 준 돈의 일부를 월세로 챙겨가는 건물주 대통령을 모시게 될 수도 있다. 대통령을 꿈꾸면서 물음 1에서 ⑤번을 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물음 2에서 ⑤번을 택하는 비율과 비슷할 것이다. 주판알 튀기는 차원의 일과 대통령 업무 수행과는 상관없다고 항변한다면, 대통령의 처신과 품격에 대해 우리는 더이상 아무 말도 않기로 하자.

이명박 후보가 소유한 서울 양재동 건물
이명박 후보가 소유한 서울 양재동 건물

이명박 후보가 소유한 서울 양재동 건물
이명박 후보가 소유한 서울 양재동 건물

박용현/24시팀장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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