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즉위 뒤 소탈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 나이엔 잃을 것도 별로 없다”며 방탄차를 타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전임 베네딕토 16세처럼 살아서 교황 직을 물러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일간 <라뱅가디아>와 한 인터뷰에서 두꺼운 방탄 유리가 둘러쳐진 교황 전용 방탄차를 사람들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통조림 깡통’에 비유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교황은 “비록 유리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정어리 통조림’과 같은 곳에서는 사람들과 인사할 수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지금 내 나이에는 잃을 것도 별로 없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신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1981년 터키 출신의 메흐메트 알리 아그자가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암살하려 시도한 이래 교황들은 공중행사 때 방탄차량을 이용해왔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주 이를 거부해왔다. 지난달 중동 방문 때도 일반차량을 이용했고, 올 8월 방한 퍼레이드 때도 방탄차 대신 한국산 중형 승용차를 이용할 예정이다.
그는 또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살아서 은퇴하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나도 그와 같이 행동할 것이며, 신께 그 순간이 언제인지 물어보면 어떻게 하라고 확실하게 대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독교·이슬람교·유대교 등 각종 종교의 근본주의에 대해 “근본주의 그룹은 아무도 살해하지 않고 구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폭력적”이라며 “신의 이름을 빌린 폭력은 우리 시대에 맞지 않고 구태의연하다”고 비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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