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영국의 한 쇼핑몰 앞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딸 율리아(33)가 신경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경찰이 발표했다.
마크 로울리 런던경찰청 차장은 7일 이번 사건을 “스크리팔 부녀를 목표로 한 살인미수급 중대 범죄”라고 설명하며 “이들은 신경가스에 노출돼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스크리팔 부녀가 쓰러진 현장에 처음 도착한 경찰관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심각한 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대테러 담당 경찰 관계자는 테러용으로 알려진 맹독성 사린이나 VX 신경제보다 더 희귀한 물질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경찰이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통해 스크리팔 부녀의 최근 행적을 좇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사건 직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과 여성이 스크리팔이 쓰러진 의자 인근을 지나는 모습을 확인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발 여성의 손엔 커다란 진홍색 봉투가 들려 있었다.
러시아 육군 정보 분야 대령 출신인 스크리팔은 영국 해외정보국(MI6)을 위해 간첩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2006년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10년 미국과 러시아의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에 정착했다.
사건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외교 문제로 비화하는 게 불가피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전날 “오는 6월 러시아 월드컵 출전을 보이콧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 언론이 스크리팔에게 벌어진 이번 사건을 반 러시아 운동에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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