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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시아·태평양

필리핀 마닐라 위안부상 한밤 ‘기습 철거’

등록 :2018-04-29 16:06수정 :2018-04-2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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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설치된 위안부상 넉달 만에 철거
일본 언론 “대사관 사전 통보받아…일본 배려”
현지 여성단체 “두들겨 맞은 듯 아프다…실태조사를”

지난해 12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설치됐던 일본군 ‘위안부’상. 이 상은 27일 밤 기습 철거됐다. AP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설치됐던 일본군 ‘위안부’상. 이 상은 27일 밤 기습 철거됐다. AP 연합뉴스
“이것은 일본에 무릎을 꿇는 행위입니다. 그들은 대낮을 두려워하는 범죄자처럼 금요일 밤에 상을 철거했어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의 대표적 명소인 마닐라만 산책로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상이 27일 밤 전격 철거됐다. 필리핀 여성단체들이 “철거의 경위를 밝히라”며 강력히 항의하자, 마닐라시 당국은 “배수 공사를 위한 일시적인 철거”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29일 필리핀 현지 언론과 이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한 일본 언론 기사를 보면, 지난해 12월 필리핀 화교 단체인 툴로이재단이 정부 허가를 받아 설치한 위안부 상이 27일 밤 전격 철거됐다. 이 상이 있던 자리 주변에는 가로 2m, 세로 10m 정도의 펜스가 둘러쳐 있다. 위안부상 건립을 주도한 툴로이재단의 테레시타 앙 시는 마닐라시 당국을 비판하며 “심하게 두들겨 맞은듯 마음이 너무 아프다. 위안부의 명예를 위해 더 큰 상을 만들도록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의 철거를 목격한 이들은 “자신들을 마닐라시 직원이라 밝힌 이들이 27일 밤 10~11시께 포클레인 등을 동원해 철거했다”고 증언했다. 이 위안부상은 치마저고리를 입은 소녀가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한국의 ‘평화의 소녀상’과 달리 필리핀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이 눈을 가린 채 앞을 향해 서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상을 떠받친 좌대엔 “일본 점령기에 학살 피해를 당한 모든 필리핀인 여성을 기억하기 위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상이 있던 자리에 철거 작업에 사용된 듯한 포클레인이 남아 있다. AP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상이 있던 자리에 철거 작업에 사용된 듯한 포클레인이 남아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해 말 이 상이 설치된 뒤 일본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필리핀에 항의의 뜻을 전했다. 외교 라인을 통한 항의는 물론이고, 지난 1월 필리핀을 방문한 노다 세이코 총무상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직접 만나 동상 건립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이 같은 항의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확실히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은 “필리핀 정부가 일본대사관에 철거 사실을 사전 통보했다. 이번 철거는 일본에 대한 배려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지 여성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필리핀 여성단체 연합 조직인 가브리엘라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관계자에게 사전 통보 없이 상을 철거한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철거 경위를 의회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닐라시는 “배수 공사를 위한 일시적 철거다.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 이해한다”고 해명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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