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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12 19:23 수정 : 2009.02.12 23:34

11일 미국 하원 주택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 불려나와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어떻게 썼는지 추궁당하고 있는 월가 거대 금융회사들의 최고경영자들. 윗쪽 왼쪽부터 뱅크오브뉴욕의 로버트 켈리, 제이피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몬,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랑크파인, 웰스파고의 존 스텀프이 아래쪽 왼쪽부터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모건스탠리의 존 맥,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켄 루이스, 스테이트 스트리츠의 로날드 로구에. 로이터 연합

7890억달러 경기부양법 단일안
이번주 표결 통과땐 16일쯤 발효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첫 과제가 사실상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다.

미국 상·하원은 11일 7890억달러(약 1105조원)에 이르는 경기부양법 단일안을 마련했다. 앞서 하원에서 통과시킨 8190억달러, 상원에서 채택한 8380억달러보다 줄어든 액수다. 무소속의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코네티컷)은 이날 <에이피>(AP) 통신에 “법안은 미국 경제가 반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상·하원이 이번주 내에 단일안에 대한 표결을 각각 벌여 통과하면, 법률은 오는 16일 안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원이 지난달 28일 찬성 244 대 반대 188, 상원이 10일 찬성 61 대 반대 37로 각각 경기부양 법안을 통과시킨 만큼, 새롭게 마련된 합의안도 의회 통과가 거의 확실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하원이 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 성명을 냈다.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한 명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고, 상원에선 단 3명의 공화당 의원들만 경기부양법에 찬성하면서, 초반 상당한 진통도 겪었다. 하지만 법안은 지난달 15일 하원에 상정된 지 채 한 달이 안 돼 법안 통과를 눈앞에 둘 만큼 초고속으로 진행돼 왔다. 의회에 “빠르고 과감한 행동”을 촉구해 온 오바마의 설득이 통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으로선 공화당의 협력을 얻는 과정에서 적잖은 ‘양보’를 했다는 게 아쉽다. 전체 경기부양 예산안 가운데 애초 30%에 불과했던 감세가 35%로 늘어났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새로운 경기부양 법안은 원래 오바마 행정부의 안보다 감세 쪽으로 훨씬 기울었다”고 전했다. 감세를 늘리는 대신 공립학교 시설 보수와 건강보험 수혜폭 확대 등 사회안전망 예산의 축소가 불가피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에선 일부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톰 하킨 민주당 상원의원(아이오와)은 “전혀 기쁘지 않다”며 “건강보험과 교육쪽 예산을 너무 줄였다”고 불평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전체 예산의 크기가 8천억달러 아래로 준 것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반면 ‘캐스팅보트’를 쥔 공화당 상원의원 3명은 최저한세(AMT)로 불이익을 받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690억달러의 감세안을 집어넣는 등 엄청난 힘을 행사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하지만 전체 노동자의 95%를 대상으로 한 세제 지원, 무료급식과 실업급여, 건강보험 수혜폭 확대 등 중산층 이하 계층의 보호에 집중한 ‘오바마표’ 경기부양책의 큰 틀은 훼손되지 않았다. ‘그린 뉴딜’의 색채도 옅어지지 않았다. 오바마표 경기부양책은 앞으로 2년 안에 약 3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