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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재계

[단독] 올해 북-중 교역 90% 급감…북, 제재·코로나로 ‘경제 위기’ 심각

등록 :2020-06-18 15:33수정 :2020-06-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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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월 수입·수출 거의 ‘제로’ 수준…북-중 교역 ‘붕괴’
전문가들 “대북 제재에 코로나 봉쇄로 전례없는 위기”
조선중앙TV가 17일 공개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영상 장면. 영상에는 폭발음과 함께 연락사무소가 회색 먼지 속에 자취를 감추고 바로 옆 15층 높이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전면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난 모습이 담겼다. 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17일 공개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영상 장면. 영상에는 폭발음과 함께 연락사무소가 회색 먼지 속에 자취를 감추고 바로 옆 15층 높이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전면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난 모습이 담겼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북한-중국 국경봉쇄 등으로 지난 1~5월 북한의 대중국 수출·수입 교역이 거의 ‘제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 경제제재가 본격화한 2017년 이후 북한-중국 교역이 거의 붕괴 상태에 이른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는 이중의 복합위기를 맞아 북한경제는 경제 활동에 필요한 필수물자 수입이 중단되는 등 마비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의 한 배경으로 대북 제재 완화 압박 및 북한 경제위기 상황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주목된다.

18일 한국무역협회와 중국 해관(관세청) 자료 등에 따르면, 북한산 제품의 중국시장 수출액은 지난 1~2월 1070만달러(전년 동기대비 -71.7%), 3월 60만달러(-96.2%), 4월 220만달러(-90.0%)로 대폭 감소했다. 앞서 북한의 대중국 연간 수출액은 2016년 26억3440만달러에서 경제제재가 본격화한 2017년 16억5070만달러(-37.3%)로 줄어든 뒤 2018년 1억9460만달러(-88.2%), 2019년 2억850만달러로 줄었다. 2016년 대비 10배 이상 줄었다. 2017년 이후 수출이 해마다 대폭 급감해온 데 이어 올 들어선 국경봉쇄로 아예 ‘차단’된 것이다. <한겨레>가 이날 국내 여러 북한경제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지난 5월에도 대중국 수출은 거의 제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경제의 전체적인 활동·운영과 관련해 훨씬 더 사정이 나쁜 건 수입 쪽이다. 북한의 중국산 제품(원자재·에너지·식량 등) 수입액은 2016년 31억9200만달러에서 대북 제재 이후인 2017~2019년 22억1710만달러~33억2800만달러로, 수출 급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고했다. 사실, 대북제재가 주로 북한 당국의 달러 확보 차단에 집중하는 등 수출 제재를 겨냥하고 있는 터라 민생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상업적 수입은 원유를 비롯한 몇몇 제품을 제외하고는 강력한 제재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터진 올해는 급반전됐다. 올들어 중국산 제품 수입액은 1~2월(1억9720만달러)에 전년 동기대비 -23.2%를 기록한데 이어 3월 1800만달러(-90.8%), 4월 2180만달러(-90.0%)를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입 교역 총액은 2019년에 28억달러로 2016년(58억달러)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국개발연구원·한국은행·산업연구원 등의 북한경제 전문가들은 경제제재에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북한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석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에 펴낸 ‘북한경제리뷰 5월호’에서 “2017년 이후 경제제재 영향으로 북-중 교역액이 이미 급격히 저하된 상태에서 올들어 코로나 국경봉쇄로 사실상 양국 교역이 거의 완전히 차단되고 있고, 특히 북한 경제운용에 필요한 각종 물자 수입이 차단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북한의 중국산 제품 수입 상위 5개 품목을 살펴보면, 식용유·밀가루·직물·담배·의약품 등 소비형 제품 수입액이 전년동기 대비 -13.2%~-70.8%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북한경제는 경제 운영에 필요한 거의 모든 기본 물자를 중국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석유 등 에너지에서부터 식량, 생산에 필요한 기계·원료 및 각종 부품 수입이 거의 중단되고 있다”며 “대북 제재와 코로나 충격이 동시 발생해 심각한 경제위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북한경제 연구자도 “북한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중간재 제품이 거의 끊기면서 공장들을 제대로 돌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돼도 필요한 물자는 들여올 수 있다. 중국산 제품을 사들여올 돈(달러)이 아예 바닥나 물자를 사오기 어려운 상황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 내부 공식매체 등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보도하거나 언급한 건 아직 없기 때문에 현재 북한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는 섣불리 추정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르면 올해 안에 북한이 달러 보유고 고갈 사태에 직면하게 되면서 위환위기를 맞게 될 우려도 나온다. 북한의 달러(모든 외화표시 통화를 달러로 환산) 보유고는 ‘보유용’ 약 30억달러(2019년 북한 국내총생산 약 300억달러)에다 ‘시장 거래용’ 10~20억달러를 합쳐 총 40~50억달러로 추산된다. 그런데 보유용 30억달러가 점차 소진되고 있고, 연말이면 외환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달러 부족 불안이 고조되면서 시장에서 외화 사재기 조짐도 일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이 고갈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또 다른 북한경제 연구자는 “북한은 밀무역이나 해외노동자 취업, 관광객 유치 사업 등으로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대북 제재와 코로나 국경봉쇄로 모두 막히면서 돈이 바닥나고 있다”며 “달러 부족 애로를 겪자 북한당국이 최근 주민들의 달러 사용을 단속하는 조처에 나서 시중의 달러를 흡수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3~4월 환율(북한당국 고시 공식환율이 아니라 실제 시장거래환율)이 1달러당 9천원선까지 급등하자 북한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시장에 개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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