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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재계

‘내 손안의 여행사’…OTA 질주에 여행업계 지형 바뀐다

등록 :2019-10-09 18:17수정 :2019-10-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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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경제의 창
미국 대형 OTA 한국 진출 6년만에
국외 숙박 70% 온라인으로 예약

한국인, 여행수요 많고 트렌드 민감
LCC 늘어나 값싼 항공권도 많아져
글로벌업체들 “한국시장 매력적”
공격적 진출로 시장 지배력 높여가

토종업체들, 몸집 키우며 맞서지만
대형자본 글로벌업체와 경쟁 ‘진땀’

취소·환급 거부 등 소비자 불만 숙제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온라인 여행사(OTA, Online Travel Agencies)가 여행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란 고도화된 온라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가격 비교(메타 검색), 호텔·항공권 예약 대행 등 여행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여행업체를 말한다. 항공권 가격비교 검색엔진 스카이스캐너와 카약, 숙박예약 서비스 아고다와 호텔스닷컴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여행 관련 서비스가 넓은 범위에서의 온라인 여행사에 해당한다.

온라인 여행사의 시초는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텔 검색 누리집 ‘트래블웹닷컴’이 온라인 예약기능을 최초로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들은 단순 예약기능을 넘어 가격비교, 최저가 경쟁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왔다. 한국에는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익스피디아 같은 미국의 대형 온라인 여행사들이 진출했다.

스마트폰·LCC…“한국은 매력적인 시장”

여행업계에서는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입장에서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바일에 익숙한데다 체험형 여행, ‘호캉스’ 등 자유여행을 기반으로 한 여행 트렌드가 자주 바뀌기 때문이다. 여행 수요도 많다. 지난해 출국자 수가 2800만명에 이르는 등 2010년 이후 9년 연속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은 5000만 인구 중 한해 절반 이상이 출국할 정도로 여행 수요가 높은 편이고 스마트폰 이용률도 높아 인터넷 여행사가 진출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한국인들이 ‘외국에서 한 달 살기’, ‘혼행(혼자 여행)’, 호캉스(호텔+바캉스) 등 다양한 여행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온라인 여행사에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증가도 온라인 여행사 성장을 거든다. 저비용항공사가 단거리 중심의 출국 수요를 이끌면서 자유여행 수요도 늘었고, 이에 따라 온라인을 활용한 숙박예약 등도 덩달아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국내외 저비용항공사들이 취항지를 늘리면서 특가항공권 같은 할인이 증가해, 항공권을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여행 수요가 늘어나게 됐다”며 “이에 따라 인터넷 여행사도 공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OTA 전성시대…도전 나선 토종업체들

실제로 온라인 여행사를 활용한 여행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가 성인 10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 국외 여행시 숙박 구매처로 70%가 ‘여행상품 예약전문 채널’을 꼽는 등 온라인 여행사에서 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업체에 직접 예약한 이는 응답자의 15%, 종합 여행사를 이용한 이들은 7%였다. 2017년 2분기만 해도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숙박예약은 61%에 그쳤다. 올 상반기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예약 비율도 2년 전에 견줘 5.4%포인트 증가한 29.5%를 기록했다.

토종 인터넷 여행사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지난달 호텔·레스토랑 예약앱 데일리호텔을 인수한 데 이어 항공권 검색앱 카약과 제휴해 항공권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대캐피탈의 카셰어링 플랫폼 딜카와 함께 렌터카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종합 온라인 여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숙박 앱 여기어때의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은 최근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시브이시(CVC)캐피탈에 인수된 뒤 중국 인터넷 여행사 취날(Qunar)의 공동창업자를 신규 이사회 멤버로 영입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여행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도 최형표 스카이스캐너 한국 총괄을 항공기획 총괄로 영입했으며, 와그트래블은 싱가포르 법인과 일본 지사 등을 세우며 글로벌 액티비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과도한 시장지배력, 소비자 불만 증가는 숙제

다만 대형 자본을 가진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의 공격적 진출이 시장지배력을 과도하게 높이고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현주 연구원은 2017년 보고서에서 “신규 진입자의 시장점유율은 미비한 반면 기존 온라인 여행사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외국계 온라인 여행사의 시장지배력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내 온라인 여행사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온라인 여행시장의 성장가능성과 잠재력 등을 고려했을 때 시장에 대한 진단과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소비자 불만이 늘어나는 것도 숙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5월까지 약 3년간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에 접수된 글로벌 숙박·항공 예약대행 사이트 관련 소비자 불만은 2024건으로 이 중 73%가 ‘취소·환급 지연 및 거부’였다. 온라인 여행사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내외 온라인 여행사 및 관련 단체,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민관협의체를 출범해 소비자 보호 실태를 조사하기로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식도락투어…자유일정 확대…기존 여행사들 ‘반격’

OTA 공세 대응법

온라인 여행사의 공세에 기존 패키지 여행사들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패키지여행 수요가 줄고 자유여행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오면서 여행사들은 패키지여행의 장점과 자유여행을 결합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하나투어는 ‘모르는 이들과 함께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고려한 ‘우리끼리 단독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4명 이상이 모이면 출발이 확정되는 상품으로, 전용차량과 가이드 동행 등 패키지여행의 장점을 살리면서 일정·레스토랑 등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구성한 게 특징이다. 항공권을 사전에 구매하고 해외 현지 투어에 참여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항공을 제외하고 가이드투어와 숙박을 결합한 ‘투어텔’도 내놨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0여년 전부터 자유여행이 대세가 되면서 패키지여행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기존 여행사로서는 패키지여행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패키지여행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투어는 식도락·취미·교양 등의 주제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여행상품 ‘컨셉투어’에 집중하고 있다. 카페 ‘블루보틀’ 1호점·와인농장 방문 등이 포함된 미국 캘리포니아 미식 여행, 타이 방콕 마라톤 대회 참가가 포함된 상품, 미국 하버드·엠아이티(MIT) 캠퍼스 투어 등이 포함된 아이비리그 교육 여행,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상품 등 다양한 흥미를 반영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기존 패키지 여행상품이 지역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지역보다는 현지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둔 테마형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기존 패키지여행에서 꺼리던 쇼핑, 옵션 등을 제외하는 것도 최근 흐름”이라고 말했다. 노랑풍선도 지난해 ‘라이트팩’을 출시하고 항공권과 숙박이 포함된 에어텔에 현지 일일투어 일정을 더한 ‘패키지형’과 기존 패키지여행에서 자유여행 일정을 늘린 ‘자유여행형’ 중에 고객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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