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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평등해야 지속가능한 발전도 가능하다

등록 :2018-10-25 17:00수정 :2018-10-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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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시아미래포럼 특집】 10월 30일 오후 특별세션
불평등 해소와 지속가능발전

국제사회, 양적 성장에만 몰두 댄
자원고갈-환경파괴 등 ‘파국’

불평등 해소-지속가능성 결합
EU의 다양한 실험 소개하고

분배효과 평가-기술이익 공유 등
빈곤 줄일 7가지 정책대안 제시

“불평등한 나라가 특허도 적어”
혁신-생산성과 연관성 분석도
포럼 첫날인 30일 오후에 진행되는 특별 세션에선 불평등 해소와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다양한 제안과 논의가 펼쳐질 예정이다. 지속가능성은 21세기 들어 국제사회가 가장 중시하는 의제이다. 양적 성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이 확대되고 자원고갈과 환경파괴가 심각해져 인류의 미래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반성에서 나온 것이다. 193개국이 가입한 유엔은 2015년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세계의 변혁: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2030 어젠다’를 채택했다. 이 합의에 따라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빈곤, 기아, 건강, 교육, 성 평등, 일자리 등 17개의 공동목표 (지속가능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와 이에 따른 169개 세부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경제적 불평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에서도 지속 가능한 발전은 절실한 과제다.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기 처방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뿐더러,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환경부 장관이 이런 문제의식 아래 특별 세션의 문을 여는 기조발제를 한다.

이어지는 발제에서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대사는 유럽연합이 불평등 해소와 지속가능 의제를 어떻게 결합해 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지 소개한다. 유럽 28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유럽연합은 일찍부터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심을 기울여,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금융, 저탄소 순환자원경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이 무관하지 않음을 설명하는 한편, 지속가능 의제가 장기 과제인 만큼 정부가 끈기를 갖고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해나가야 함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다. 신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가장 높은 자살률 같은 사회적 재난의 원인이 불평등”이라고 진단한다. 비정규직과 영세자영업자의 급증,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자산 불평등 심화 등은 불평등을 ‘구조’로 고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평등에 대응하는 정책을 마련하려면 △불평등 완화에 효과적이고 바람직한가 △정치적 지지와 리더십,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해 실현 가능한가 △사회경제적 조건과 조화를 이뤄 지속 가능한가의 세 가지 차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신 교수의 견해다.

이 기준에 맞춰 신 교수는 소득 불평등을 완화할 7가지 정책대안을 내놓는다. 정책의 분배 효과를 정부와 공공기관이 평가해야 한다는 게 그 첫 번째다. 인공지능의 민주적 소유 등을 통해 기술 변화가 가져오는 이익을 모든 시민이 공유해야 한다는 제안도 할 예정이다. 비노동 인구와 비정규직을 줄이기 위한 노사정의 사회적 합의, 자산 불평등과 그로 인한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유세 도입,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도입으로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는 노동시장 개혁, 빈곤층 대상 공적 지원 강화, 주거 불안에 대응할 주택보조금 인상과 사회주택 확대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신 교수는 발제문에서 “불평등과 빈곤을 줄이는 정책은 종합적이고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 경영계 역시 자산의 집중과 빈곤 증가가 가져올 파괴적인 효과를 인식하고, 경제 성장이 지속 가능하냐를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발제자인 이강국 일본 리쓰메이칸대 교수(경제학)의 주제는 ‘불평등은 혁신과 생산성에 해로운가?: 한국에 주는 교훈’이다. 장기적인 경제 성장의 핵심요인인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불평등이 어떻게 가로막는 지, 특허와 총요소생산성 (노동·자본·원자재 등 ‘눈에 보이는’ 생산요소 말고, 기술개발이나 경영혁신 같은 ‘눈에 안 보이는’ 부문이 얼마나 많은 상품을 생산하는가를 나타내는 생산 효율성 지표)에 근거를 둔 국제적인 실증 분석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이 교수는 발제문에서 1970년대 이후 국제적으로 총요소생산성이 지속해서 감소했고, 총수요의 감소가 신기술 개발에 드는 투자 축소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신기술 관련 투자가 줄어 총요소생산성도 침체했다는 것이다. 여기엔 불평등이라는 원인이 숨어 있다. 미국에서 특허와 부모 소득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중위소득 이하 가구의 자녀가 특허를 받은 건 1천명당 0.84명이지만 상위 1% 소득 가구에선 8.3명으로 압도적인 차이가 났다. 이 교수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불평등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특허가 적은 경향을 보인다는 국제 비교 결과를 제시한다. 이는 곧 불평등이 혁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줘, 불평등할수록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며 장기적인 총요소생산성의 침체를 불러온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주도성장의 방향은 바람직하다는 게 이 교수의 평가다. 정부는 분배와 수요확대를 통한 성장 전략인 소득주도성장에 드라이브를 걸며 최저임금 인상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움이 크다. 이 교수는 발제문에서 “사실상의 축소 재정, 거센 비판과 논쟁 탓에 소득주도성장의 결과는 실망스럽다. 강력한 재정 확장, 더 많은 재분배와 복지 확대, 경제민주화 실천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인터넷 은행 활성화 등 정부가 혁신주도성장을 강조하며 ‘탈규제’에 시동을 거는 것을 두고도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이 교수는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규제 개혁’도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전면적인 ‘탈규제’는 안된다. 연구개발 지출 확대, 혁신적이지만 모험적인 공공지원, 적극적인 산업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평등 확대와 생산성 향상의 정체는 포용과 혁신의 정책을 요구한다. 포용적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노력이 혁신과 생산성 증대에 필수적”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이냐, 혁신주도성장이냐는 구분을 넘어, 적극적 재정정책과 산업정책, 구조 개혁을 통한 평등한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의 발제가 진행될 특별 세션은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환경대학원)가 좌장을 맡아 진행하며, 정원오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사와다 야스유키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케이트 피킷 영국 요크대 교수(공공보건역학), 캐시 조 마틴 미국 보스턴대 교수(정치학)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조혜정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수석연구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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