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경제민주화’ 질문에 “경제민주화의 본령은 갑질 근절”이라고 답했다. 재벌에 대해서는 “개혁 대상이다. 대주주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9일 오후 청와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부의 목표와 접근방식 등을 동영상 강의 형식으로 밝혔다. 총 20분57초, A4 용지로는 9장 분량이었다. 교수 출신 답게 ‘재벌개혁 없이는 앙꼬없는 찐빵’, ‘김상조 말랑해졌다’ 등 친근한 어투로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많은 서민들이 경제생활에서 느끼는 불공정성, 즉 갑질, 갑을 관계의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이것) 없이는 재벌 개혁이든, 경제민주화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갑을 관계, 하도급, 가맹, 유통, 대리(점). 작년부터 각 분야별로 종합대책을 만들고 집행하고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협력이 현실 관행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대기업들이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자산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대주주와 시이오(CEO)가 적절한 타이밍에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재벌개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벌은 개혁 대상이지만 동시에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재벌개혁이 대기업의 생산력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많은 분들이 재벌개혁은 정부 출범 이후 6개월 이내 강력한 법률개정을 통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러나) 낡은 경제질서는 30년, 40년 동안 구축돼 경제활동 구석구석에 스며있는 제도이자 관행이다. 개개인의 경제활동 모든 부분을 다 법으로 규율하는 것은 무리가 많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경제민주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답변은 지난 2월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경제민주화’ 질문에 대한 것이다. 경제민주화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글에 한 달 동안 20만7772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