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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전체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실제 거래가격의 60%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보유세 부담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집값이 비쌀수록 실거래가 반영률이 낮아져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 강남·서초·용산구의 아파트 한 채당 평균 보유세는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내야 할 보유세의 46% 수준에 불과했다.

27일 참여연대가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거래된 29만여건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을 전수 조사해 비교한 결과를 보면, 전국 기준으로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67.4%, 서울은 64.8%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2013년 국토연구원이 분석한 전국 공동주택의 실거래가 반영률은 71.5%였다. 올 상반기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고려하더라도 하락폭이 큰 편이다.

또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4만5293건을 자치구별로 분석한 결과, 실거래가가 높은 지역일수록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은 낮아졌다. 집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평균 실거래가 11억7844만원)는 반영률이 64.2%에 그친 반면, 가장 낮은 도봉구(2억9539만원)는 67.9%로 강남보다 약 4%포인트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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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해 올 상반기 거래된 전국 29만여건의 공동주택 실거래가 데이터와 공공데이터포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정보’를 확보해, 실거래가 반영률을 분석했다. 현재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는 실거래가가 아닌 국토부가 매년 조사하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종부세는 80%, 재산세는 60%)이 반영돼 세금이 매겨진다. 오랫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실제 시장가치를 알기 어려운 경우에도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매년 120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감정평가사와 한국감정원 등을 통해 전국 모든 주택과 토지의 공시가격을 정하고 있다.

공시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낮게 책정되면 세부담은 그만큼 낮아진다. 참여연대가 서울에서 평균 실거래가가 가장 높은 3개 구인 강남, 서초(11억2034만원), 용산(8억398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거래된 아파트 6154건을 1가구가 1채의 주택을 보유했다고 가정하고 분석해 추정한 결과, 실거래가대로 세금이 부과된다면 아파트 한 채당 평균 종부세는 78만원, 재산세 202만원으로 총 280만원이 된다. 하지만 현재 공시가격대로 세금이 매겨지면 종부세 17만원, 재산세 111만원으로 총 129만원가량이 돼, 세부담이 절반 이하(46%)로 낮아진다. 특히 종부세 과세기준인 9억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 6062건 중 71.7%는 공시가격이 9억원 미만으로 매겨져 아예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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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감면 효과는 집값이 비쌀수록 크다. 올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6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보유세를 부과하면 평균 42만원이지만,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54.6%인 23만원을 낸다. 하지만 12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 기준 보유세는 평균 523만원이지만,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234만원에 그쳐 44.7%만 내면 된다. 강남구 도곡동의 전용면적 174.67㎡짜리 타워팰리스의 경우, 올 상반기에 27억4천만원에 거래됐다. 1주택자라면 종합부동산세 669만원, 재산세 595만원 등 총 1264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하지만, 실제로는 절반도 안 되는 555만원만 내면 된다. 보유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17억5천만원에 불과했던 덕분이다. 전용면적 59.98㎡짜리 서초 반포자이 아파트 하나는 12억1천만원이었지만, 공시가격은 7억9천만원에 그쳐 아예 종부세를 면제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거래는 주로 가격이 급등하는 주택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격이 정체돼 있는 주택에 비해 공시가격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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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공시가격은 응당 실거래가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시가격 제도를 도입한 애초 취지는 다르다. 공시가격은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상의 ‘적정가격’으로 “토지 및 주택에 대하여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을 뜻한다. 공시가격의 법적 정의 자체에 적정 시장가치를 반영할 의무가 부여돼 있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급격한 세부담 증대로 인한 조세저항을 우려해 공시가격 현실화는 장기적으로 천천히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을 실거래가 수준으로 높이는 것은 고액 자산가뿐 아니라 주택보유자 전반에 대한 세부담 증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납세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꾸준히 반영률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급격한 세부담 증대가 우려된다면, 공시가격 자체를 왜곡시킬 것이 아니라 세율 조정이나 공제제도 등 정책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80~90% 수준으로 높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나 세율을 조정하면서 장기적으로 보유세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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