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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입사원 채용 때 최경환 경제부총리 인턴을 지낸 황아무개씨를 부당하게 합격시키도록 지시한 박철규 당시 공단 이사장이 ‘특혜 채용 의혹’이 제기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박 전 이사장의 해명은 앞뒤 정황이 맞지 않아 ‘말 바꾸기 의혹’까지 키우고 있다.

박 전 이사장이 11일 밤 배포한 A4 용지 한 장 분량의 해명자료를 보면, 그가 지난해 감사원에서 한 진술과 차이가 많이 나 최 부총리를 감싸주기 위해 뒤늦게 입장을 밝힌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박 전 이사장은 다리 골절과 ‘검찰 수사에 영향을 끼칠 것이 우려된다’(불출석 사유서)는 이유로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증인으로 나오지 않았다.

박 전 이사장은 해명자료에서 “일부 언론 보도에 제가 ‘최경환 의원이 내가 결혼시킨 아이니까 뽑아주라’고 했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돼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저는 공단 관계자로부터 ‘최경환 의원실 인턴 출신이 신입직원 채용에 응모를 했는데, 최근 결혼도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이 말을 제가 다시 전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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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 전 이사장은 앞서 감사원 조사에선 “(최경환 부총리가 황씨를 결혼시켰다며 합격시키라고 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답변했다. 감사원 관계자도 “박 이사장이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박 전 이사장이 이제 와서 ‘말은 했지만 와전됐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최 부총리와의 면담과 관련한 해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박 전 이사장은 해명자료에서 “2013년 8월 초순 최경환 의원실(새누리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잠깐 마주친 적은 있으나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여러 사람이 들락거리는 어수선한 환경에서 직원 채용 건은 말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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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보고서를 보면, 최 부총리와 박 전 이사장은 황씨의 채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사전에 약속을 하고 원내대표실에서 따로 만났는데, 박 전 이사장은 ‘예정에 없이 방문해 잠깐 마주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김범규 전 공단 부이사장은 <한겨레>에 “2013년 8월1일 오전 최경환 의원실 보좌관한테 ‘황씨의 합격이 어려울 것 같다’고 보고하자, (박철규) 이사장이 직접 와서 보고해 달라고 했다. 퇴근 무렵에 보좌관이 ‘의원님 시간 괜찮다’고 전화가 왔다. 그때 이사장이 여의도 주변에 머무르고 있다가 최 의원을 만나러 갔다”고 밝혔다. 박 전 이사장도 감사원 조사에선 “황씨의 최종 불합격 결정을 설명하러 국회에 갔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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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단에서는 이미 최경환 의원실에 ‘황씨 합격은 어렵다’고 보고를 했다. 이사장이 찾아갔을 때 당연히 최 부총리가 무슨 말을 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박 이사장이 최 부총리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