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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한달 수만개 쏟아지는 앱, 승부처는 ‘디자인’

등록 :2015-08-23 20:31수정 :2015-08-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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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 ‘웹디자인’에서 ‘앱디자인’으로
‘웹’ 이끈 네이버·다음도 ‘앱’ 집중

앱 ‘언니의 파우치’, 디자인 바꾸자
평균 1분2초 더 체류, 4페이지 더 봐

명함앱 ‘리멤버’도 깔끔하게 정돈하자
화면 조회 20%, 신규가입 10% 증가

다음카카오 앱디자이너만 200명
“디자인 원칙은 ‘쉬운 사용성’”

네이버앱, “다양한 사용패턴 충족”
사용자 선호 달라 중립 스타일 유지
갈수록 ‘큰 화면’이 인기라지만, 아직까지 스마트폰 화면은 어른 손바닥 크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작은 축에 드는 애플사의 ‘아이폰5’가 가로 5㎝, 세로 9㎝ 일반 명함 크기이며 큰 편인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5’가 가로 7㎝, 세로 13㎝쯤이다. 이 화면 안에서 포털사이트, 언론사, 쇼핑몰, 각종 ‘스타트업’까지 100만개를 훌쩍 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들이 고객을 유혹하고자 경쟁을 한다. ‘앱 디자인’의 세계다.

사각 퍼스널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맞춰 ‘웹(web) 디자인’을 하던 이들이 모바일 시대를 맞아 ‘앱 디자이너’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이들은 웹 디자인과 앱 디자인의 차이가 단순히 한 글자 바뀐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손바닥만한 공간을 어떻게 꾸며 이용자에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린다는 이야기다. 디자인을 바꾼 뒤 앱의 인기가 높아진 사례도 여럿이다.

“피부 타입 기록과 화장품 후기 작성 등 이용자 참여가 중요한 앱인데 가독성이 나쁘다는 이용자 후기가 많아 고민이었어요. 디자인 변경 작업에만 한달을 매달려 지난 3월 업데이트를 했죠.” 화장품 정보 앱 ‘언니의 파우치’를 서비스하는 창업 2년차 스타트업 ‘라이클’의 이황신 마케팅 이사는 “당시만 해도 마케팅 전략이나 사업 기획이 중요하지 디자인을 바꿔서 뭘 할 수 있겠냐”고 생각했다고 한다.

디자인 업데이트 뒤, 이용자는 빠르게 반응했다. 이미 모바일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에서만 100만 내려받기(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있는 앱 서비스다. 그래서 단순히 디자인을 좀 바꿨다고 실적에서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화장품을 바르고 찍어 올린 사진이 가장 돋보이도록 ‘카드 보기’식 구성을 도입하고 글씨 크기와 선 높이 등을 조정하자 가독성과 이미지 몰입도가 향상됐다. 이용자의 콘텐츠 조회수가 이전보다 31%나 증가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용자의 참여도가 큰 폭으로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어느 페이지에서나 ‘글 작성’ 버튼을 바로 누를 수 있도록 ‘떠 있는 버튼’(플로팅 액션 버튼)을 만들어두자 신규 회원의 글 작성 수가 31%, 자신의 피부 타입을 입력하는 이용자가 25% 늘었다. ‘언니의 파우치’ 앱을 연 이용자들은 이전보다 평균 1분2초 더 체류했고, 4페이지를 더 봤다.

“다른 기능에 변화를 주지 않고 온전히 디자인 업그레이드만 했을 뿐인데 이런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왔다는 사실에 마케터로서 많이 놀랐습니다. 이제는 사업 전략도 중요하지만 디자인 전략도 매우 중요하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황신 마케팅 이사는 ‘앱 디자인’의 중요성을 느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6월 구글은 ‘아름답게 디자인된 앱’을 선정해 발표했다. ‘언니의 파우치’를 포함해 인테리어 앱 ‘오늘의 집’, 호텔 예약 앱 ‘핫텔’, 요리 레시피 앱 ‘이밥차’ 등 10여개의 국내 개발 앱이 포함됐다. 구글은 지난해부터 앱 개발자, 디자이너들을 돕기 위한 안드로이드 모바일 디자인 가이드라인인 ‘머티리얼 디자인’을 제공하고 있다. 글자 크기부터 색상, 화면 전환 방식, 메뉴 디자인 등 조언이 상세하다. 지난 18일 한국 기자들과의 기자간담회에 나선 니컬러스 짓코프 구글 ‘머티리얼 디자인’ 수석 디자이너는 “앱 디자인은 비즈니스의 성과를 좌우한다”며 “수많은 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쉽고 직관적이며 아름다운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앱’에 선정된 명함 관리 앱인 ‘리멤버’도 지난 1월 디자인을 업데이트했다. 명함 사진을 찍어 연락처를 관리하고 공유하는 서비스인 만큼 기능에 집중한 앱이었다. ‘리멤버’를 제작한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는 “디자인 개편 전에는 검정, 회색 등 칙칙한 색상에 산만한 레이아웃 때문에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디자인 개편 작업을 하며 체계적으로 기본 색상부터 앱 대표 아이콘까지 정비했다.

그 결과 이미 60만명이 넘는 회원이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던 앱인데도 각종 실적이 올라갔다. ‘명함 촬영’ 기능 클릭 수가 14%, 앱을 통한 ‘연락’ 기능 클릭 수가 55% 증가했다. 사용자당 화면 조회수도 20% 증가했고 하루 평균 신규 가입자 수도 10% 증가했다. 초록색으로 정돈된 앱 디자인에 대해서는 “디자인이 깔끔해져서 사용하기 더 편리하다”는 이용자들의 의견이 잇따랐다고 한다.

‘웹 시대’를 이끈 국내 최대 포털 회사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디자이너들도 ‘앱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합병해 다음과 카카오의 앱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는 다음카카오에는 200여명의 앱 디자이너가 일하고 있다.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다음 앱 등 각각의 서비스마다 팀을 나눠 앱 디자인을 고민하는데 핵심 디자인 원칙은 ‘쉬운 사용성’이라고 한다.

카카오톡을 디자인하는 다음카카오의 김철유 디자이너는 “앱 디자인은 누구 한 사람의 주장이 담긴 예술 작품이 아니라 다양한 사내 구성원들과 협의를 거쳐 도출해야 하는 결과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여러 사람이 함께 고민해 만든 디자인일수록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카카오톡 대화창 안의 ‘샵(#) 검색’ 디자인을 보다 사용하기 쉽고 편리하게 만드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카페, 네이버 부동산, 네이버 지도 등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 하위 기능을 별도의 모바일 앱으로 독립시킨 네이버는 현재 대표 앱인 ‘네이버앱’을 만드는 데 10명의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검색이 발생하고, 모든 서비스를 포괄하는 대표 앱인데다 가장 다양한 사용자가 찾아 디자인 고민이 가장 깊은 서비스이기도 하다.

10년 동안 웹 기획을 하다 최근 5년 동안 앱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서유경 디자이너는 네이버 앱 디자인의 어려움으로 ‘이용자들의 다양한 사용 패턴을 충족시키는 문제’와 ‘중립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으로 꼽았다. 누군가는 검색을 위해, 누군가는 뉴스를 보기 위해 네이버 앱을 찾으니 특정 기능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 빨리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 어떤 콘텐츠에도 치우치지 않는 스타일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손바닥만한 화면 안에서 작동하는 앱 하나하나가 좋은 디자인을 앞세워 이용자를 붙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를 기준으로 한달에 수만개의 앱이 쏟아진다. 좋은 아이디어로 앱을 만들어 놓고도 모바일 사용자들이 앱을 내려받도록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 구글의 집계를 보면 막상 앱을 내려받은 뒤에도 이용자들은 자신의 모바일에 설치한 앱의 95%를 한달 만에 방치한다고 한다. 앱을 열어보고 싶게 만드는 앱 디자인, 앱의 활용도를 높이는 앱 디자인이 갈수록 더 중요한 까닭이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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