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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경제전쟁’ 시대에 기업이윤의 정당성이란?

등록 :2015-03-22 20:06수정 :2015-05-1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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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공회의 경제산책
전쟁이 났다고 가정하자. 꽃 같은 젊음이 전장으로 끌려가고, 후방에 남은 이들은 군수물자 생산에 투입된다. 전국에 곡소리가 끊이질 않고 인간성은 무너져간다. 이것은 말 그대로 ‘생지옥’. 한데 이 와중에 돈 버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자본가. 이때 이들이 버는 이윤이 정당하다고, 즉 온전히 그들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현대사는 위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 결과 도입된 게 최고세율 90%를 넘나드는 소득세제. 당시엔 기업에 과세한다는 생각이 희박했기에 개인에게 주로 세금을 매겼다. 이 제도는 20세기 초 세계대전 기간에 서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도입되었으나,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남아 현재 우리가 부러워하는 복지국가의 초석이 된다.

세제와 관련해서가 아니더라도 이 일화에서 우리는 다른 교훈도 얻을 수 있다. 바로 기업의 이윤이란 결코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도 사회적 기관인 만큼, 그 이윤도 일정한 사회적 기준을 충족해야만 정당성을 갖는다는 것. 이는 결코 이윤은 모두 노동자를 착취한 결과이므로 도둑질이나 다름없다는 ‘급진적인’ 주장이 아니다.

이렇게 이윤의 정당성을 의문에 부치는 게 가능함을 깨닫는 순간 많은 질문들이 한꺼번에 고개를 든다. 젊은이의 핏값으로 번 이윤이 정당하지 않다면, 최저임금도 안 주고 젊은이를 고용해 번 이윤은 어떤가? 하청기업에 납품가격을 후려침으로써 경제 생태계를 파괴한 대가로 벌어들인 이윤은? 부동산 투기, 재산의 해외도피, 탈법적 일감몰아주기와 재산상속 등을 통하여 획득된 이윤은?

시야를 좀 넓혀보자. 대중의 실질소득이 정체되는 가운데 부채를 통해 경제의 성장을 달성하다가 그 부채의 기반이었던 부동산 등이 주춤할 때, 그리하여 그들의 삶의 기반이 흔들거릴 때, 기업이 그동안 쌓아뒀던 이윤은 그저 기업의 것이기만 한 건가? 혹시 그것은 위기를 대비한 사회 전체의 ‘적립기금’의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닌가?

지나친 비약 아니냐고, 경제가 어렵긴 해도 전쟁까진 아니지 않냐고 할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이 중 상당부분은 현행 법체계에서도 그 부당성이 인정되고 있거니와, 문명의 극단을 달리는 21세기 한국에서 기업이윤의 정당성을 가르는 기준을 정녕 ‘전쟁’에서 찾아야 하겠는가. 아니, 지금 같은 ‘경제전쟁’ 시대에, 사회보험도 없이 저임금에 시달리며 그 전쟁에 복무하는 젊은이를 ‘참전용사’라고 부르지 못할 까닭은 또 무엇인가. 대체 이 사회는 그들에게 어떤 보상과 예우를 해주고 있는가.

김공회 정치경제학 강사
김공회 정치경제학 강사
요즘 최저임금 결정, 기업 ‘사내유보’ 과세,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부담 경감 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첨예한 문제로 부상중이다. 그런데 각 사안의 구체성을 한꺼풀만 벗겨내면, 이들은 결국 위의 ‘보상과 예우’의 문제, 기업 이윤의 정당성 범위의 재정립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다. 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각 논의들이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지금, 시각을 조금 달리하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김공회 정치경제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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