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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이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줄’이란 평가를 받아온 만큼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이전을 위한 지분 정리 작업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정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주식 가치를 높인 뒤 ‘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에서 정 부회장의 지분이 없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릴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12일 업계 설명을 들어보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주식 1627만1460주(43.99%) 가운데 502만2170주(13.39%)를 매각하기로 하고 투자자 모집에 들어갔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씨티그룹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에게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할 예정이라는 공지를 보냈다.

이번에 나오는 현대글로비스 주식 물량은 1조5000억원어치가량이다. 지분교환이 예상되는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 약 23조1700억원 가운데 6.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매매거래 체결일은 13일로 매각 가격은 주당 26만4000~27만7500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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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각각 11.51%, 31.88%씩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설립돼 2013년 10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덩치가 커졌다. 이 과정에서 현대글로비스는 “정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일감을 몰아주는 등 현대글로비스를 돌보고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의 2003~2004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 일감 90% 이상을 가져가면서 매출이 설립 4년 만에 1985억원에서 1조5408억원으로 급증했고, 2005년 상장 당시 2만1300원이던 공모가는 상장 1주일도 안 돼 6만원 이상으로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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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지난해 이노션 지분 매각에 이어 현대글로비스 지분도 처분하면서 1조원대 실탄을 확보하게 될 정 부회장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다른 계열사에 투자할 수도 있다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16.9%를 갖고 있는 기아차 지분을 1.74%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적으로 확보하지 못해 순환출자 구조에서 지배권을 온전히 갖지 못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 5~7%를 가져오면 순환출자 구조의 끊어진 고리를 연결할 수 있게 돼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를 올린 뒤 이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이번 지분 매각을 공정거래법 규제와 연결짓는 해석도 있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30% 미만으로 낮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는 평가다. 매각이 이뤄지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규제 대상인 30%보다 0.01%포인트 낮은 29.99%가 된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지분율을 30% 미만으로 줄이더라도 계열사간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자체에 대한 규제를 비켜가게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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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앞으로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일단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