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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동안 “가계소득을 확충해 내수를 활성화시키는 등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혀왔으나, 18일 발표된 정부 예산안을 보면 가계소득의 한 축을 차지하는 복지예산 증가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빈곤층과 사회보험 미가입자에 대한 지원이 미미한 증가에 그쳤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안전예산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 예산을 보면, 복지예산 증가분(9조1000억원) 가운데 71.5%가 법에 따라 늘어나는 자연증가분이다. 정부가 복지제도의 대상과 수준을 확대하는 등 정책적 의지를 보이지 않아도 6조5082억원은 자동적으로 내년에 늘어나게 돼 있다는 뜻이다. 전체 예산 중 복지예산 비중이 30.7%로, 사상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는 의미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대선공약 후퇴’ 논란을 낳았던 기초연금이 2조3823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어났다. 기초연금은 지난 7월 시작돼 올해는 6개월치만 지급됐지만, 내년에는 1년분을 다 지급하게 돼 예산이 급증했다. 노사의 보험료로 이뤄진 국민연금은 2조61억원, 공무원에게만 혜택이 가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사학연금은 1조2487억원 증가했다. 보험료 예상 수입의 20%를 정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하도록 돼 있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보험 국고지원이 7753억원 늘었다. 이런 자연증가분 외에 큰 폭으로 늘어난 복지예산은 행복주택 건설 비용(6160억원), 보훈보상금(1104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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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복지예산 특성상 법적 의무지출 사업은 핵심 정책에 속한다. 의무지출 비중이 높다고 해서 복지정책이 부실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복지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를 차지하는 만큼, 이미 존재하는 제도의 자연증가분이 중심이 되는 복지예산 확대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고 복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처럼 반드시 써야 하는 법적 복지의무지출은 늘어나고, 정부 재정 규모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우리 사회 소득불평등의 핵심 대상인 빈곤층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게 됐다.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자녀 등) 소득기준을 완화해 약 12만명을 추가로 보호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은 410만명이고, 이 가운데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해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117만명”이라고 말했다. 400만명이 넘게 제도의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지만, 부양의무자 등의 문제로 기초생활수급자는 2009년 156만8533명에서 올해 6월 134만3311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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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복지의 기본이 되는 사회보험의 사각지대가 심각한데도 정부는 사회보험료 지원 대상을 월평균 임금 135만원에서 140만원으로 고작 5만원 늘렸다. 비정규직의 경우 올해 3월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33.1%, 고용보험은 37.5%만이 가입해 정부의 적극 지원을 통한 사회보험 가입자 확대가 시급한 실정이다. 무리하게 사업을 통합하는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저소득층의 취업·창업을 지원하는 보건복지부 ‘희망리본’ 사업이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로 흡수됐다. 고용노동부에서 의뢰한 용역보고서에서조차 사업 대상이 다른 만큼 두 사업이 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는데 무시됐다.

일시적인 생계곤란을 겪는 위기가구에 생계비를 지원하는 긴급복지지원 대상과 일자리 사업은 확대된다. 긴급복지지원 대상을 월소득 196만~245만원에서 309만원 이하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최저생계비의 120~150% 이하에서 185% 이하로 늘리는 것이다. 6개월간 지원 가능한 긴급생계비 지원액도 110만원으로 2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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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지원 예산도 내년에 14조3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7.6%) 늘어난다. 중소기업에 오래 근무하는 고졸 노동자에게 장려금을 주는 근속장려금이 신설되고 중장년들의 전직을 지원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여성·장애인·노인 등 취업 취약계층이 참여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19만9000개에서 20만6000개로 늘어난다.

또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을 막기 위한 안전예산이 대폭 증가했다. 내년 안전예산은 14조6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17.9%) 늘었다. 분야별 증가율 중에선 최고치다. 학교, 재해취약시설에 대해 전면적인 시설물 안전점검을 실시한 뒤 대대적인 보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학교 안전위험시설에는 5년 동안 2조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김소연 박수지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