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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밀어내기도 모자라 인력 빼가기…아모레퍼시픽의 횡포 논란

등록 :2013-06-26 08:40수정 :2013-06-2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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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특약점주, 본사 불공정거래 폭로

특약점에 영업 실적 강요하고
달성못하면 일방적 계약 해지
방문판매원 빼가 영업 방해도
회사쪽 “일부 점주의 주장”
국내 화장품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거래 특약점의 방문판매 영업 인력을 빼가는 ‘갑의 횡포’를 부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남양유업의 욕설 영업 파문을 계기로 촉발된 식품업계의 대리점 밀어내기(물량 강제 발주) 영업 문제가 화장품업계에서도 있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마산의 전직 아모레퍼시픽 특약점 점주였던 서행수씨가 25일 공개한 공문을 보면, 회사는 2007년 12월 서씨에게 ‘경영개선 요청 내용’을 보내 2006~2007년 매출이 역성장을 했다며 2008년 판매 증대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서씨는 2008년 판매를 5.0% 성장시키기로 했지만 9월까지 2.4%에 그쳤다. 회사는 결국 그해 말 거래를 종료했다.

방문판매 특약점은 가정 등을 방문해 화장품 외판을 하는 이른바 카운셀러(화장품 방문판매원)를 중간에서 관리하는 업체다. 본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 등을 받아 재고를 관리하고, 카운셀러의 모집 및 교육 등을 맡는다. 카운셀러는 보통 화장품 주 구매 대상과 비슷한 여성이 많은 편이며, 학습지 교사와 같은 개인사업자(특수고용직) 지위로 특약점 등과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한다.

본사는 계약을 해지하면서 서씨가 10년 동안 계약을 맺어온 60여명의 카운셀러를 모두 다른 특약점으로 가도록 했다. 서씨는 “2009년 1월1일 즉시 아줌마들(카운셀러)에게 (본사가) 문자메시지를 보내 나와 계약이 끝났으니 다른 영업장으로 출근하도록 했다. 방판 특약점 특성상 10년 영업을 해오며 쌓아온 자산과 인맥을 고스란히 내주는 셈이 되었다”고 말했다. 서씨 특약점에서 일하던 카운셀러들은 그해 아모레를 퇴직한 이가 운영하는 다른 특약점으로 전원 이동했고 이듬해 절반은 다시 직영점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현직 특약점 관계자도 카운셀러 이동 압박을 증언한다. 현직 특약점 주인 ㅊ씨는 “지난해 말 회사의 압박에 카운셀러 수십명을 다른 직영점에 빼앗겼다”고 말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 50년가량 관련 사업을 해온 전직 특약점주 서금성씨는 “지금 부산·경남 15개 직영점은 모두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쪽은 이에 대해 실적 부진에 따른 불가피한 계약 해지였고, 카운셀러의 이동은 사실상 고용인의 위치인 회사가 그들을 배려한 조치였다고 설명한다. 아모레퍼시픽은 “2005~2007년 특약점 실적을 보면 전국 평균은 3년 동안 9.6%씩 성장했으나, 서씨의 특약점은 연평균 -2.1%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다. 이에 2008년 경영개선계획을 수립해 영업활동을 전개했지만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거래종료일(12월31일)을 3개월 앞두고 거래 종료를 사전 통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씨는 “2002년 우수 특약점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회사가 지적한 당시에는 아버지 상 등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선처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운셀러를 임의로 이동시켰다는 지적에 대해선 “계약이 종료되면 해당 특약점 소속 방문판매원들은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하게 된다. 이들의 생계를 위해 가까운 영업장으로 이동 시킨 것”이라고 아모레는 설명했다. 또 “최종적으로 인근 특약점이나 직영점으로 이동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회사와의 거래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방문판매원 본인의 판단에 의한다”고 덧붙였다. 피해 대리점주는 이와 관련 “아모레는 당시 이 지역 방판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어 카운셀러는 회사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다. 영업사원이 ‘어느 특약점으로 이동해야 판촉을 위한 샘플을 준다’는 식으로 유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양쪽 주장이 엇갈리지만, 이는 우월한 지위를 가진 주체에 의한 공정거래법상 불공정 행위 소지가 크다. 이철호 가맹거래사는 “이 경우 판단의 중요한 요소는 부당성이다. 아모레는 당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거래를 해지하면 카운셀러들을 흡수할 위치였다. 이런 사정에서 실적이 비록 낮지만 계약을 유지하기 힘든 정도라 보기도 어려운데 일방적으로 해지한 것은 부당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특약점주들의 신고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화장품 특약점은 밀어내기 영업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부산 지역 한 특약점의 2012년 1~6월 ‘월별 영업 현황’을 보면, 1~5월 회사에서 특약점에 넘긴 제품 액수가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가량 계속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매출은 보통 1억원 안팎이었다. 회사는 이에 대해 “모든 거래 주문은 특약점에서만 할 수 있고 회사가 임의로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전현직 특약점주들은 회사가 실적을 압박하면 특약점주는 그에 따라 주문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한다.

아모레퍼시픽은 특약점과 직영점의 방문판매원수 비율을 보면 2003년 각각 90.4%, 9.6%에서 2013년 92.9%, 7.1%로 직영점의 인원 비율은 10년 전에 비해 떨어진 것을 들어 ‘인력 빼가기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특약점주들은 카운셀러 소속이 아니라 특약점에서 직영점으로, 직영점에서 다시 본사를 퇴직한 이들이 문을 연 특약점으로 ‘회사의 뜻’에 따라 이동할 수밖에 없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철호 가맹거래사는 “사례를 볼 때 영업이 잘되지 않는 특약점은 실적으로 압박하고, 잘되는 점포는 인력을 빼앗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전국 특약점은 550개, 직영점은 80개가량이다. 전체 화장품 판매 시장에서 특약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업계 추산 약 25%로, 2009년 31% 수준에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26일 국회에서 아모레퍼시픽 등 대리점·특약점 문제 보고대회를 열기로 한 김제남 의원(진보정의당)은 “아모레퍼시픽은 본사-특약점-카운셀러의 3단계 구조로, 이런 영업 과정에서 카운셀러들의 경제적 권익 침해 역시 우려된다. 이는 현재 논의중인 대리점보호법 등의 사각지대로 방문판매법의 개정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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