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재단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친정부 성향의 미소금융 사업자가 애초 알려진 35억원보다 훨씬 많은 60억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7일 확인됐다.
특히 이 사업자는 법인 등기조차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미소금융재단으로부터 50억원을 받아낸 것으로 밝혀져, 외부 압력에 의해 재단이 친정부 성향의 단체에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또 최초 지원금을 받은 단체의 같은 주소지에 똑같은 성격의 다른 이름으로 사단법인을 세워 10억원의 지원금을 더 받아낸 것으로 드러나 감독기관의 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1년 7월 말 현재 미소금융 복지사업자 현황’을 보면, 뇌물공여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범수(46)씨가 대표로 있는 민생포럼은 2009년부터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복지사업자로 선정돼 3년간 미소금융 중앙재단에서 50억원을 지원받았다. 김씨는 또 2010년 1월 민생포럼 소재지와 동일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을 주소지로 자신이 이사로 참여한 비슷한 성격의 ㅅ사단법인을 만들고 이 법인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센터장을 맡아왔다. 이 재단 역시 2010년 초 복지사업자로 선정돼 10억원의 지원금을 받아냈다. 이처럼 한 사단법인의 대표가 다른 사회단체의 실무 담당 센터장을 맡는 것은 업계에서는 드문 일이다.유
게다가 50억원의 지원금을 받은 민생포럼은 사단법인으로 신고됐지만, 2009년부터 법인 등기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금을 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심사평가 항목 가운데 사업실적을 고려한 사업수행능력이 45%를 차지하지만 실제 이 단체의 실적과 전문성은 없었다. 30%의 배점이 배정돼 있는 공신력도 사실상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법원 관계자는 “공공사업을 벌이는 법인이 등기를 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단체는 누리집도 폐쇄된 상태다.
민생포럼은 신용불량자 등 저소득층 문제를 연구할 목적으로 2007년 8월 창립했으며 창립 당시 대선 후보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초대 상임대표인 유선기 대한생명경제연구소 전 고문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진영의 외곽조직이던 선진국민연대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단체가 2009년 뉴라이트 진영의 대부로 꼽히는 김진홍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민생경제정책연구소와 함께 미소금융 사업자로 선정됐을 때부터 특혜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소금융재단은 금융권 휴면예금과 대기업 기부금을 재원으로 저소득·저신용자들에게 담보 없이 창업·운영자금을 저금리로 빌려줘 자활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2009년 설립돼 본격 사업을 시작했다. 재단의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올해 초부터 9월 말까지 미소금융으로 총 3만6445명이 2272억원을 빌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대출액인 1159억원보다 96%(1113억원)가 늘어난 실적이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주원)는 미소금융 복지사업자로 선정해주는 대가로 1억원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미소금융중앙재단 간부 양아무개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씨는 지난해 1월 1억원을 받고 민생포럼을 사업자로 선정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은중 노현웅 기자 details@hani.co.kr
미소금융재단, 미등기 친정부단체에 50억 줬다
권은중기자
- 수정 2011-12-08 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