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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들의 지난 1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3개월(4~6월)간 기름값을 ℓ당 100원씩 내린 데 따른 영업이익 감소 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상반기에만 영업이익이 5조원을 훨씬 웃돌 전망이다.

21일 업계와 증권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옛 에스케이에너지)과 지에스(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지난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다섯배 수준인 2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종전 사상 최대였던 2008년 2분기 실적(2조4071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1위 업체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지에스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도 각각 8000억원과 6500억원,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유업계가 눈부신 실적을 거둔 것은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 주로 힘입었다. 국외에서 원유를 사들여 이를 정제해 만든 석유제품을 되파는 사업구조 특성상 원유 가격이 오르면 일반적으로 영업실적도 개선된다. 조승연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 상승 속에 북미를 중심으로 소규모 정제 시설을 폐쇄하는 흐름마저 나타나 공급 부족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된다”며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최소 2조원의 이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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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 후 남은 찌꺼기를 다시 정제해 가치가 높은 석유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고도화설비를 정유사들이 앞다퉈 증설한 덕택에 정제 마진율이 높아진 것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배경이다. 한국석유협회 자료를 보면, 현재 고도화시설 비중은 지에스칼텍스가 28.3%로 가장 높고, 에쓰오일(25.5%), 현대오일뱅크(17.7%), 에스케이이노베이션(15.4%) 차례다.

그럼에도 정유사들이 드러내놓고 실적 잔치를 벌일 형편은 아니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정유사 이익은 대부분의 산업과 국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유가 상승기에 늘어나기 때문에 실적을 자랑하기 힘든 숙명을 타고 났다”며 “이번엔 그런 분위기가 더욱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름값 고공행진 속에 ‘정유사 폭리론’이 커지는 것도 정유사들에는 부담이다. 특히 이달 초 정유사들이 ℓ당 100원씩 기름값을 내렸는데도 주유소 판매가는 오름세를 이어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정유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쌀쌀한 편이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경우 기름값을 3개월간 ℓ당 100원씩 내리더라도, 이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폭은 2000억~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