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지주회사에 금융계열사 소유의 길을 터주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이 혼선을 빚고 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21일 서울 서초동 위원회 기자실을 찾아 4월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정부와 여야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2소위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잠정 합의했다”며 “법 시행 시기를 언제로 할지는 여야 간사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영선 법안심사2소위 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 정재찬 공정위 부위원장 3명이 모여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논의한 뒤 28, 29일 이전에 법안심사소위를 한번 더 열어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합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합의됐다는 김 위원장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법 통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기업 총수를 만나 청탁을 받은 사실이 해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상태에선 처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김동수 위원장, 박영선 법안심사2소위 위원장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도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도 전화 통화에서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특혜를 받게 될 기업이 분명히 있는데 그냥 국회가 통과시킬 수 없지 않으냐”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해서 28일 또는 29일께 소위를 다시 열어 논의해 보자고 한 것이지 합의가 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2008년 입법예고된 뒤 지난해 4월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뒤 1년 남짓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이 법안은 일반지주회사로서 금융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던 에스케이그룹에 사실상 특혜를 주는 법안이어서 많은 논란을 빚어왔다. 에스케이는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6월 말까지 에스케이증권 보유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에서 “정진석 수석과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이 지난 2월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만났다는 제보가 있다”며 “정 수석이 이후 박영선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에게 전화를 했는데 최 회장의 부탁을 받은 게 아니냐”고 질의한 바 있다. 김경락 이유주현 기자 sp96@hani.co.kr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놓고 '혼선'
- 수정 2011-04-21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