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위인 삼성이 순환출자에 의존하고 있는 현행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수십조의 거액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법 개정 공청회에서 제기됐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23일 국회 정무위 주관으로 열린 공청회에 민주당 쪽 토론자로 나서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에 20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해 어렵다고 말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한 다른 그룹들처럼 ‘인적분할 뒤 공개매수’ 방법을 활용하면 큰 비용 부담 없이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적분할 뒤 공개매수’는 ㄱ기업이 ㄴ기업(지주회사)과 ㄷ기업(자회사)으로 나뉘고 기존 주주들이 원래 지분대로 ㄴ, ㄷ기업의 주식을 나눠가진 뒤, ㄴ기업이 ㄷ기업의 주주들을 상대로 ㄷ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이때 지배주주는 ㄷ기업 주식 대신 ㄴ기업의 주식을 받아, 지주회사인 ㄴ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
김 교수의 이런 주장은 재벌의 후진적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 규제를 대폭 완화해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정부의 공정거래법 개정 명분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현행법은 이미 2007년 이후 법개정을 통해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최소지분율을 대폭 낮춰, 총수일가들이 큰 비용부담 없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폐해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가 에스케이·엘지·씨제이·한진중공업·웅진 등 지주회사로 전환한 5개 재벌들을 분석한 결과 지주회사의 인적분할과 공개매수 방법을 이용해 총수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을 평균 34.35%포인트나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삼성의 경우 계열사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주식거래비용, 주식매각차익 세금,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유배당계약자 배당을 합해도 전환 비용이 3조~4조원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곽정수 기자
‘지주회사 전환비용 20조’ 삼성의 뻥튀기?
- 수정 2010-02-2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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