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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7.12 19:09 수정 : 2009.07.12 19:09

2006년부터 ‘무역자유화’ 강화 표방
수출업자 수익에 집중…미국 닮은 꼴

‘유럽연합이 달라졌다?’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초안을 살펴보면, 유럽연합이 지금까지 맺어온 자유무역협정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 드러난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협정을 추진하면서 경제력 차이를 인정해 개방폭도 비대칭적이면서 점진적인 방식을 택했다. 또 노동과 환경, 빈곤 퇴치 등의 문제를 교역과 연계해서 풀어냈다. 즉, ‘몸집’ 차이를 인정해서 그만큼 양보하고, 대신 인권적인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한국과 맺을 협정 초안에는 미국식 자유무역협정만큼이나 공격적인 개방을 유도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지난 2006년부터 유럽연합이 표방한 ‘글로벌 유럽’ 정책이 있다. 이 정책에 따라 유럽연합은 서비스와 투자 분야 등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무역 자유화를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새로운 자유무역협정’ 모델을 그려냈다. 그리고 그 첫번째 파트너로 고른 상대 가운데 하나가 한국이었다. 지난 2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내놓은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관련 보고서를 보면 “(비관세장벽 관련 합의 내용이) 지금까지 있어온 어떤 자유무역협정보다도 강력하다”고 자평했다. 또 “자유무역협정 규정 대부분의 문항들이 혁신적이고, 지금까지 유럽연합이 맺어온 어떤 협정에서도 전례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맺을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유럽연합 쪽의 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옥스팜 등 유럽 시민단체가 내놓은 ‘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보고서’는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보고서는 “최근까지 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의 투자조항은 매우 ‘얄팍한’(shallow) 수준이었지만, 새로운 모델은 미국의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유럽연합이 유럽 수출업자들의 수익에 집중하는 와중에 개발과 빈곤, 환경문제는 묻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