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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29 18:51 수정 : 2009.06.29 18:51

5살배기 딸이 가수 손담비의 ‘미쳤어’ 노래를 따라 부른 53초짜리 재롱 동영상

음원업체-포털 저작권 줄다리기 여파
인터넷 UCC·패러디 ‘고사 위기’ 맞아

국내 인터넷에서 이용자 손수제작콘텐츠(UCC)와 패러디가 크게 위축될 위기를 맞고 있다. 저작권이 있는 음원이나 가사 등이 쓰이게 마련인 유시시에서 저작물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없는 탓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음원업체들은 29일 네이버를 통해 유료로 판매하던 음원 서비스마저 7월1일부터 중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 이용자들은 이들 업체가 보유한 음원을 사용해 블로그나 카페의 배경음악으로 쓸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됐다. 배경음악이 사라진 ‘먹통’ 블로그가 되는 것이다.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창작할 권리는 뒷전이고 이용자가 올린 콘텐츠를 ‘불법’으로 몰아, 음원 판매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관철시키려는 포털과 음원업체 사이의 줄다리기는 최근 들어 더 심해졌다. 지난 22일 5살배기 딸이 가수 손담비의 ‘미쳤어’ 노래를 따라 부른 53초짜리 재롱 동영상(사진)을 네이버에 올렸다가 음악저작권협회의 요청으로 게시물이 임시차단당한 한 블로거의 사례가 단적인 예다. 이 블로거는 음원 사용도 없이 노래의 일부만을 따라 부른 딸의 동영상마저 저작권자의 요청에 의해 차단되는 현실에 황당해했다. 그는 포털이 안내한 대로 재게시 요청을 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네이버는 재게시 요청자에게 개인정보와 함께 저작권자의 사용 허락을 받았다는 증명을 요구하고 있는데, 네이버가 요구하는 ‘저작권자의 사용 허락’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탓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최근 한달 동안 네이버·다음·네이트·야후 등 4개 포털에서 음악 저작권자의 요청에 따라 임시차단된 콘텐츠는 100만건이 넘지만, 이 중 재게시 요청이 수용된 적은 한 건도 없다.

음악저작권협회 등 저작권단체는 인터넷에서 개인에게 저작권 사용 허락을 해주지 않으면서, 포털을 상대로 포괄적 음원 사용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저작권단체의 위임을 받은 일부 법무법인들은 저작권법 위반 누리꾼을 상대로 마구잡이 고소에 나서고 있는 현실이다.

포털은 이용자를 상대로 배경음악 판매 등의 영업을 해왔지만, 이용자 편에서 제대로 된 안내와 보호 조처에는 미흡했다. 불가능한 ‘재게시 요청’을 가능한 것처럼 안내하는 것과 음원 판매의 갑작스런 중단 등이 그렇다. 포털은 외국에서라면 ‘공정한 이용’에 포함될 수 있는 영역까지도 권리자의 요청을 무조건 수용해 블라인드 처리를 해왔다. 포털과 음원업체 간의 ‘콘텐츠 판매가’ 줄다리기에 포털 이용자만 볼모가 되어, 콘텐츠가 차단되고 고소고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구본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