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권이 운용하는 자산 가운데 4분의 1이 잠재적인 부실 위험을 안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까지 경기가 가라앉고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에는 시중은행들은 모두 영업적자를 내고 금융권의 전체 부실채권이 7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화증권은 최근 ‘2009년 은행업종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총운용자산은 은행권 1190조원, 비은행권 224조원 등 모두 1414조원이며, 이 가운데 부실화 위험을 내포한 자산은 348조원으로 총운용자산의 24.6%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세부적으로는 건설·부동산 관련 여신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136조원으로 가장 많고, 경기민감도가 높은 소호 대출이 11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키코(KIKO) 잠재손실 및 관련기업 여신 20조원, 과도한 설비투자 여신 10조원,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적정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한 대출 39조원, 기업인수를 위한 차입금 대출 28조원 등이 부실 위험 가능성이 있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현 수석연구위원은 “348조원의 잠재적 위험자산은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권에 손실을 줄 위험이 높으며 구조조정의 방향과 시기에 따라 최종손실률이 결정될 것”이라며 “특히 건설업, 키코(KIKO) 관련 중소기업 여신, 신생 조선업 등에 대한 여신이 손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화증권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기둔화와 구조조정의 양상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한화 쪽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잡은 ‘내년 2분기 경기저점 뒤 소폭반등’의 경우, 국내 상장은행의 신규 부실채권 규모는 32조원 수준에 이르고, 대손충당금은 16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분기부터 각 산업별로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작동한다는 전제에 따른 수치이다.
‘내년 1분기 저점 회복 및 구조조정 조기 성공’이라는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부실채권 규모가 18조원(대손충당금 8조3천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화 쪽은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 이후로 경기 저점이 미뤄지고,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모두 70조원에 이르는 부실채권이 생겨 국내 은행들이 모두 영업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