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로그인
컨텐츠

등록 : 2008.08.26 15:45 수정 : 2008.08.26 15:45

적자 공항 매각 쉽지 않을 듯…공항이용료 인상 등도 부담

정부가 26일 14개 국내 공항 중에서 3개 가량의 경영권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한국공항공사 민영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실제 민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김포, 김해, 제주 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공항들은 공항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턱없이 부족해 민간이 쉽게 뛰어들 상황이 아닌데다 흑자 공항들을 매각하면 적자 공항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활주로나 토지 등 인프라는 국가가 운영하고 터미널, 부대시설, 점포 등 민간이 창의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부문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시범적으로 운영해 본 뒤 민영화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공항공사가 공항을 일괄 독점운영하면서 경영 상태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흑자 공항의 수익으로 적자 공항을 운영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14개 국내 공항 중 이익을 낸 곳은 김포, 김해, 제주, 대구, 광주공항 등 5곳 뿐이다.

김포공항은 지난해 573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김해공항이 444억원, 제주공항 280억원으로 세 곳은 100억원 이상 흑자를 냈다. 대구공항과 광주공항은 각각 8억3천만원, 2억9천만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반면 양양공항은 105억원의 적자를 냈고 포항공항과 울산, 청주 공항도 40억~5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외형상으로는 흑자 공항에서 번 돈으로 적자 공항을 운영하는 것처럼 비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어쩔 수 없는 구조라는 게 공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적자 공항인 양양공항은 평균 탑승률이 20% 대에 그칠 정도로 이용객이 적다.

양양공항은 개항 초 서울과 김해 노선이 하루 7편에 달했으나 2002년 11월 아시아나항공이 철수한 뒤 올 여름에는 대한항공까지 한시적으로 운항을 중단해 한때 정기편이 없는 공항이 됐다.

이런 결과는 애초 정부의 공항수요 예측이 빗나간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2005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5년 공항 수요예측 대비 실제 이용객 비율은 양양공항 7%, 사천 22.2%, 군산 28.1% 포항 32.7%, 원주 36.9%, 여수 41.8%, 광주 41%에 불과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김포, 제주, 김해 공항 등 흑자를 내는 공항 중 한 곳과 적자 공항 두 군데 정도를 끼워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흑자 공항만 매각하면 적자 공항을 모두 세금으로 운영해야 하는 부담이 따르고 적자 공항만 매각하려면 선뜻 나서려는 기업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게 공항 민영화의 걸림돌이다.

경영권 인수 후 비용을 회수하려는 민영 공항이 공항 이용료를 비롯한 각종 비용을 인상하면 기업이나 이용객들이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비판도 민영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항은 공공성이 강한 부문이라 민영화 논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민영화가 진행되더라도 이용객이나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