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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24 08:18 수정 : 2008.07.24 08:18

‘우리집 경제 성적표’ 조사

한겨레-에듀머니, 다음 ‘짠돌이 경제스쿨’ 회원 조사
“월 소득 20% 이상 빚갚는 데 써” 27%
고물가·고금리·실업난 등 완충장치 실종
펀드·부동산 자산가치마저 하락 아우성

고물가와 고금리로 서민가계에 주름살이 늘고 있다. 펀드나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은 불안감을 더한다. 하반기엔 경기후퇴에 따른 고용불안과 소득감소 양상까지 뚜렷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처럼 가계를 궁지로 내모는 ‘삼각파도’가 밀려와, 경제체질이 허약한 가계들은 파산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겨레>와 경제교육 업체 ‘에듀머니’가 국내 최대 온라인 경제커뮤니티 ‘다음 짠돌이 경제스쿨’(cafe.daum.net/mmnix) 회원들을 상대로 벌인 가계 재무 실태에 관한 온라인 조사는 이런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우리집 경제 성적표 내기’란 제목으로 지난 11~17일 벌인 이번 조사에서, 기혼 응답자 1187명 가운데 59.7%인 709명이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6개월 동안 빚이 늘었다는 응답자는 253명(21.3%)이었으며, 이들 가운데 500만원 이상 빚이 늘어난 사람은 160명(63.2%)이었다. 빚이 늘어난 이유로는 ‘생활비 부족’(31%)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다달이 빚 갚는 데 들어가는 돈이 월평균 소득의 20%를 넘는다는 응답자가 315명(26.5%)이나 됐다. 재무 정보에 비교적 밝은 경제커뮤티니 회원들을 상대로 벌인 조사임에 비춰 일반 서민가계의 상태는 더 취약할 것으로 추정된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는 “금리가 오르는 추세를 고려할 때 월소득 대비 부채 상환액이 20%를 웃돌면 가계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더욱이 원금은 그대로인 채 이자만 갚아 나가는 가구가 절반 정도에 이른다는 점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제 대표는 덧붙였다.

이런 결과는 한국은행 분석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지난 5월에 나온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 주택 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률’(DSR)이 지난해말 기준 20.2%였다. 2005, 2006년 수치가 각각 15.3%, 19.3%였으니 가파른 상승세인 셈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 고금리와 고물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지금은 더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빚이 있어도 자산이 그만큼 많으면 견뎌낼 수 있지만, 펀드와 부동산 같은 자산가격 하락으로 안전판이 사라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 6개월 펀드 투자손익’을 물었더니, 응답자 810명 가운데 80.7%인 654명이 손실을 봤다고 답했다.

가계를 둘러싼 외부환경은 더 나빠지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5%로 처음 5%대에 들어선 뒤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한국은행 예상치 5.2%를 뛰어넘어 6%대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임경묵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생활물가 상승은 완충장치가 없는 서민들한테는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는 최악의 시간이 될 것이고, 희망은 그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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