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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11 08:13 수정 : 2008.07.11 11:10

경제전문가들 ‘강만수호’ 진단

연구원·증권 분석가·외환 딜러 50명 설문
‘정책 일관성·시장과 소통’에 부정적 답변
“지금이라도 강만수 장관 교체해야” 80%

민간·국책연구소와 금융시장에서 일하는 경제 전문가들 가운데 열에 일곱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이명박 정부 새 경제팀의 위기대처 능력을 의심하고 있으며, 80%는‘지금이라도 강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 경제가 놓인 상황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잘못 대처하면 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한겨레>가 10일 민간·국책연구소 연구원 25명과 국내 증권사 분석가(20명), 외환시장 딜러(5명) 등 시장 전문가 25명을 무작위로 뽑아 모두 50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전자우편을 이용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개편된 정부 경제팀이 펴나갈 정책 목표와 방향이 시장에 충분히 알려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2%(그렇지 않은 편이다 50%, 전혀 그렇지 않다 12%)가 부정적으로 대답했다. ‘새 경제팀이 일관되게 정책을 펴나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66%(그렇지 않은 편이다 48%, 전혀 그렇지 않다 18%)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부가 ‘물가안정’과 ‘민생안정’에 초점을 두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꾸겠다고 선언했음에도, 새 경제팀의 정책 일관성이나 상황대처 능력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의 불신은 여전했다. “경제팀이 앞으로는 시장과 충분한 소통을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부정적인 대답이 74%(그렇지 않은 편이다 70%, 전혀 그렇지 않다 4%)나 됐다. 바뀐 정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먹혀들기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우리 경제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대답이 56%로 가장 많았고, 고유가에 따른 심각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대답(32%)이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두 명(4%)은 ‘이미 위기상황’에 놓인 것으로 본 반면에, ‘통상적인 경기후퇴’라는 진단은 단 한 명뿐이었다.‘잘못 대처하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답변은 시장 전문가(64%) 쪽이 경제연구소 연구원(48%)보다 조금 많았다. 연구원들의 응답에서는 ‘고유가에 따른 심각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란 대답(44%)도 적지 않았다.

새 경제팀이 ‘우리 경제가 처한 문제에 충분한 대처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못한 편이다’는 대답이 50%에 이르렀고,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대답도 18%나 됐다.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강만수 장관 교체’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매우 동의한다’가 38%, ‘대체로 동의한다’가 42%에 이르러, 열에 여덟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동의한다’는 대답이 84%(매우 동의 32%, 대체로 동의 52%)로 연구원들(76%)보다 약간 높았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시장을 보는 경제팀의 시각이 경직돼 시장과 단절된 채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며 “그러면서 청와대만 쳐다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연구원은 “지금은 마켓 프렌들리(소비자·투자자·근로자 친화)가 절실히 필요한 때인데,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 친화)를 얘기하고 있으니 문제”라고 말했다.


정남구 김진철 기자 jeje@hani.co.kr

현재 경제상황과 경제팀에 대한 신뢰도 등을 물은 이번 조사는 조사 대상 선정의 임의성을 없애기 위해, 민간·국책연구소 및 증권사·은행의 전화번호부에서 표본을 무작위로 추출했다.

조사에 참여한 민간·국책연구소 연구원은 삼성경제연구소·엘지경제연구원·한국금융연구원·하나금융경제연구소·한국개발연구원 소속으로, 거시경제 및 금융 분야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하였다. 설문 요청을 거절한 사람은 2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한국투자·메리츠·우리투자·대우·미래에셋·하나대투·현대·대신 등 8개 증권사에서 20명의 분석가가 답변했으며, 시중은행 외환딜러 5명이 참여했다. 자유롭게 답변할 수 있게 이름을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정남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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