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에프의 3세대 이동통신 품질 경쟁이 과열돼 ‘반칙’ 사태까지 부르고 있다. 케이티의 3세대 이동통신 재판매 문제를 놓고 시비를 벌인 데 이어 광고를 통해 상대 서비스에 흠집내기를 하더니, 마침내 에스케이텔레콤 기지국 관리회사 직원이 케이티에프의 3세대 이동통신 기지국을 훼손해 장애를 일으킨 사건까지 발생했다.
문경경찰서는 케이티에프 기지국을 훼손한 혐의로 에스케이텔레콤 기지국 관리회사 직원 윤아무개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윤씨는 지난 11일 오후 문경시 모전동에 있는 케이티에프 기지국에 접근해, 기지국 장비에서 안테나로 통하는 케이블(급전선)을 분리시켰다. 그는 장애를 처리하러 현장에 긴급 출동한 케이티에프 직원에게 차 번호가 적히자, 다음날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케이티에프는 모전동 기지국 근처에서는 30여분 동안 통신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케이티에프는 “창원 지역에서도 기지국 훼손이 잇따르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통신위원회에 신고하고 민·형사 소송을 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잡음이 생기는 게 케이티에프 기지국 탓이 아닌가 해서 테스트 차원에서 잠시 끊어보려고 했다는 게 윤씨의 설명”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은, 에스케이텔레콤이 3세대 이동통신 전국 서비스 일정에서 케이티에프에 밀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선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에프 모두 ‘새옹지마’란 말에 딱 어울리는 상황을 맞았다. 그동안 에스케이텔레콤은 800㎒, 케이티에프는 1.8㎓ 대역 주파수를 사용해 각각 이동전화와 개인휴대전화 서비스를 해왔다. 이동통신 전파는 대역이 낮을수록 장애물을 잘 뛰어넘어, 기지국과 중계기가 덜 필요하다. 에스케이텔레콤이 그동안 적은 투자비로 좋은 통화품질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주파수를 사용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시장이 2.1㎓ 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3세대로 넘어가면서 두 업체의 처지가 바뀌었다. 케이티에프는 고주파 전파를 사용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에 촘촘하게 설치해뒀던 기지국 시설을 활용해 3세대 이동통신망을 쉽게 구축했다. 반면 에스케이텔레콤은 기지국 시설부터 대폭 늘려야 해, 전국 서비스 일정이 더디고 비용도 더 들 수밖에 없다. 전자파가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동통신 기지국이 혐오시설로 간주돼 기지국 자리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케이티에프에 이어 에스케이텔레콤도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지만, 통화품질의 안정성은 아직 기존 이동전화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이동통신망 관리업체 임원은 “케이티에프는 7~8월, 에스케이텔레콤은 그보다 몇 달 더 매달려야 통화품질을 기존 이동전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