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국가 소송제와 충돌하는 국내 부동산 정책 관련 법률
투자자-국가 소송제와 충돌하는 국내 부동산 정책 관련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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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1일 발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부동산 정책에 미치는 영향 조사결과’를 보면, ‘투자자-국가 소송제’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공공성과 시장질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독소 조항들이 숨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토지수용에 대해 보상할 때 현금만 허용하는 문제다. 한국 정부는 보상금이 부동산 투기에 쓰이는 부작용을 막고자 채권 보상을 허용한다. 그러나 미국은 그동안 맺은 대외 통상조약에서 현금 보상만을 인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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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수용의 보상액을 산정하는 기준 시점이 다른 것도 큰 문제다. 우리는 ‘개발계획 발표 전’이 기준인데, 미국은 ‘토지 수용일 직전’을 기준으로 삼는다. 서순탁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두 시점 사이에는 대략 6개월~3년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그 사이에 땅값이 몇 배 뛰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토지수용에 따른 국가 재정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법적 개념인 ‘간접수용’이 채택될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투기과열지구의 양도소득세 중과 등 개발이익에 대한 공적 환수정책들이 간접수용으로 간주될 수 있다. 서 위원장은 “특히 준조세라 할 각종 부담금 제도는 미국에서는 거의 없기 때문에 미국 투자자들로서는 대부분 간접수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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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을 간접수용 구성요소에서 제외시켜, 제소 대상이 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가격안정 이외에 나머지 부동산 관련 정책은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부동산값 안정화 정책에는 용도 지정이나 지구·구역 설정 등은 제외된다”며 “ 대신 환경·보건과 관련한 정책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제소 대상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서 위원장은 “용도 제한이나 지구 지정 등은 환경이나 보건정책과 무관한 것도 많다”며 “개발제한구역도 환경보호라기보다는 막개발 방지를 위해 만든 제도여서 제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미국인에게만 차별적으로 보상하는 경우 우리 국민들의 위헌소송이나 행정소송이 봇물을 이룰 수도 있다. 이로써 투자자-국가 소송제는, 국내 투기세력들이 미국 쪽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국내에 우회 진출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무력화시키는 도구로 악용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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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