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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한번에 책주문 ‘뒤집어진’ 출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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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점 10년’ 빛과 그림자
시원|시장점유율 34% ‘호령’…온라인 책구매 활성화
섭섭|동네·중소서점 무너지고 책 다양성 왜곡까지
국내 출판시장에 전적으로 온라인에 기반한 서점이 문을 연 건 꼭 10년 전인 1999년 4월. 예스24가 그 전신인 책 사이트 웹폭스를 재단장해 인터넷서점으로 새로이 문을 연 데 이어 알라딘·인터파크 등이 줄이어 문을 열면서 국내 책시장에 인터넷서점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후 출판시장에서 인터넷서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폭발적으로 증가해왔다. 인터넷서점 10년은 한국 책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불러일으켰다. 온라인 책읽기 문화의 형성과 손쉬운 책 접근성이 그 빛이라면, 동네서점·중소서점의 몰락과 할인 판매는 그 어두운 그늘을 이룬다.
■ 인터넷서점 거침없는 질주 인터넷서점의 시장 점유율은 등장 1년 후인 2000년 1.6%에 그쳤으나, 2005년엔 18.4%, 지난해엔 30%선을 훌쩍 넘어 33.9%에 이르렀다. 전체 도서시장 규모가 2000년 2조3194억여원에서 지난해 2조5810억여원으로 11.3% 증가에 그친 반면, 인터넷서점 매출은 같은 기간 380억여원에서 8752억여원으로 23배나 증가했다.
창립 첫해인 1999년 12억5천만원어치의 책을 파는 데 그쳤던 예스24는 지난해엔 2468억여원어치를 판매했다. 교보문고에 이어 매출 2위에 올라선 이 서점이 10년 동안 판 책은 약 1억1877만권. 이들을 모두 신국판 세로 길이(22cm)로 가정하면, 판매한 책의 총 길이는 2만6130여km에 이른다. 백두산~한라산 거리(968km)의 27배에 이르는 길이다.
■ 책과의 지리적 거리를 철폐하라 뭐니뭐니해도 인터넷서점의 미덕은 독자의 책에 대한 접근성을 한 차원 높여준 데 있다. 서점까지 나가지 않아도 안방에서 책을 구입해 이르면 하루 만에 받아 볼 수 있다는 이점은 인터넷서점의 성장동력이기도 했다.
종전엔 종별로 구색이 다양한 책을 구할 통로가 오프라인 대형서점에 국한됐다면, 인터넷서점은 책과 소비자의 지리적 장벽을 허물어버림으로써 책 수요를 늘렸다.
■ 온라인 책읽기 문화의 개화 인터넷서점들은 책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온라인 책 정보 창고로 거듭났다. 언론사 책 기사와 기초적인 서지정보에 머무르던 책 정보도 점점 다양해졌다. 책을 읽는 주체인 독자들의 서평을 받아 올리고 책읽기 모임(커뮤니티)들을 활성화해 예비 책구매자들을 불러모았다.
자잘한 책 사이트까지 아우르면 현재 인터넷서점은 50곳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인터넷서점들이 책 미디어 구실까지 겸하면서 온라인 책문화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2003년 ‘서재 블로그’ 서비스를 처음 연 알라딘의 경우 독자들의 서평이 하루 700편 가량 올라오고 있다. 260만개의 블로그가 개설된 예스24에도 하루 500건 정도의 서평이 올라온다. 직접 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쌍방향 소통을 통해 독자들의 책에 대한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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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 인터넷서점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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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수 변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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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점이 등장한 1999년 4595개에 달하던 전국 서점은 2007년엔 2042개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인터넷서점들의 책값 할인 공세가 그 주범이다. 전국의 서점에 책을 공급하던 도매서점도 쇠퇴의 길을 걷고 있고, 대부분 동네서점들은 학습·참고서 판매점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몇 안 되던 어린이책 전문서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서점을 찾아 읽을 책을 고른 뒤 인터넷서점에서 구입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일어난 일이다. ■ 힘세진 유통권력 책시장 쥐락펴락 중소서점들의 몰락 속에 책 유통은 온·오프라인 대형서점으로 점점 집중되고 있다. 출판 관계자들은 현재 단행본 유통 물량의 62%가 교보문고·영풍문고·예스24·인터파크·알라딘 등 7개 온·오프라인 서점들과 북센 등 3개 도매서점에서 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출판사들이 신간을 내면 이 10개 서점에 목을 매야 한다는 얘기다. 출판사 영업자들이 전국 서점을 돌며 책을 유통시키던 일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책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인터넷서점이 물량몰이 마케팅에 집중하는 바람에 학습만화 시리즈인 <와이>, <마법천자문> 같은 다량 물량의 베스트셀러 책들만 성가를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다량 물량의 책들은 인문사회 교양서처럼 소량으로 출간되는 책들보다 훨씬 싼 가격에 서점에 공급된다. 인터넷서점 내에서도 집중도가 높아져, 예스24·인터파크·인터넷교보·알라딘·리브로 등 상위 5곳의 점유율이 97%에 이른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책 유통이 집중되면서 팔리는 책만 더 많이 팔리는 데 유리한 구조가 되고 있다”며 “인터넷서점 초기 화면에 띄워볼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긴 안목으로 기획한 인문사회 교양서와 어린이책 등 다양한 신간들의 생존기반이 약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