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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생각

독극물 같은 일본 ‘혐한 출판물’ 언제까지 이대로?

등록 :2019-11-15 05:01수정 :2019-11-1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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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생각] 백원근의 출판풍향계
‘트집 잡는 국가 한국’을 특집으로 다룬 우익 월간지 <윌> 12월호 표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한국 정부를 겨냥해 ‘문재인, 너야말로 오염수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트집 잡는 국가 한국’을 특집으로 다룬 우익 월간지 <윌> 12월호 표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한국 정부를 겨냥해 ‘문재인, 너야말로 오염수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한국과 한국인을 혐오하고 증오하는 내용을 담은 혐한(嫌韓) 출판물이 일본에서 극성이다. 한국과 한국인을 욕하는 책이나 잡지가 돈벌이가 된다는 이유로 끝없이 재생산되는 ‘혐한 비즈니스’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된다.

전에는 이름 없는 소형 출판사나 우익 잡지가 기반이던 혐한 출판물들은 이제 고단샤 같은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펴내 당당히 베스트셀러에 올라갈 만큼 확산하는 흐름이다. <한국이라는 병> <한국 대파멸 입문> <문재인이라는 재액(災厄)> <망상대국 한국을 비웃다> <대혐한시대> <유교에 지배된 한국인과 중국인의 비극> 등 팔리고 있는 단행본은 제목만으로도 충격적이다.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다.

강도가 더 센 것은 잡지다. 우익 월간지 <윌>(WiLL)은 11월호에서 한국인들은 거짓말쟁이고 고대의 뇌를 가졌다는 등의 글을 실은 ‘한국이 사라져도 누구도 곤란하지 않다’를 특집으로 꾸몄다. 이어서 12월호에서는 ‘트집 잡는 국가 한국’이라는 특집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한국 정부를 겨냥해 ‘문재인, 너야말로 오염수다’라는 제목을 뽑아 국가 원수 모독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윌>은 종합 월간지 판매량 3위의 유력 잡지다.

도쿄도시대학 이홍천 교수팀이 작성한 <일본 출판 미디어에서의 혐한 의식 현황과 비판적 고찰>(2017)을 보면, 1988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에서 발행된 혐한 도서는 205종이었고, 55개 출판사가 이런 책을 펴냈다. 혐한 도서의 기준은 ‘한국을 싸잡아서 비웃거나 민족 차별과 배타주의를 선동하는 책’이었다. 현재 최대 서점인 기노쿠니야서점에서 ‘혐한’으로 검색되는 책은 123종으로 대부분이 자극적인 한국 비방 도서가 주류다. <가라, 혐오 도서!> 같은 일본 내 양심적인 책이나, 혐한 도서 옆에 혐한을 비판하는 책을 함께 비치하는 현지 서점도 극소수 있지만 거센 혐한 도서의 탁류에 휩쓸려 존재감이 미약하다.

이러한 혐한 출판물 문제에 대한 우리의 문제 해결 노력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5년 전인 2014년 11월에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최재천 의원과 재일민단(재일본대한민국민단) 주최로 국회도서관 로비에서 혐한 출판물 전시회가 열린 것이 그나마 손꼽을 만한 문제 제기의 장이었다.

표현의 자유, 출판의 자유는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웃 나라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과 증오의 자유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면서도 혐오 표현(hate speech)을 강력히 엄벌하는 독일 등 선진국들과 달리 일본은 처벌 규제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차원에서 대응 계획을 마련하고, 출판 관련 민간단체들도 해법 모색에 나서야 한다. 한국에서 발행되는 외국 번역서의 40% 이상이 일본 책이다. 혐한 출판물 문제를 개선하는 이슈에 일본 출판계가 나서도록 해야 한다. 일본 사회에서 혐한 감정을 퍼뜨리는 독극물 같은 혐한 출판물 퇴치에 지혜를 모을 때다.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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