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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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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인 예수의 기적>
히브리·아람어로 된 당대 문헌 꼼꼼히 되짚어
믿음 없는 이도 수긍할만한 예수 생애 재해석
〈예수 평전〉
조철수 지음/김영사·3만원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 예수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여명을 먹이고도 남은 빵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는 <신약성서>의 네 공관복음서에 모두 나오는 놀라운 이야기. 믿기 어려운 기적의 진실은 무엇일까? 1976년부터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에서 성서학과 고대 셈어, 이집트학, 아시리아학을 공부하고 수메르어로 학위를 받은 뒤 10여년간 히브리대에서 가르쳤던 성서학의 국제적 권위자 조철수(60) 교수의 <예수 평전>은 눈이 번쩍 뜨이는 설명을 제시한다. 조 교수는 먼저 마르코 복음서 6장의 이 기적 이야기 일부를 이렇게 인용한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명령하여 각자 동료들끼리 풀밭에 앉게 했다. 백 명의 동료지간의 백부장과 오십 명의 동료지간의 오십부장이 끼리끼리 자리잡았다. 예수는 다섯 개의 빵과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하늘을 향해 쳐다보며 축복하고 빵을 떼어 그의 제자들에게 주며 그들 앞에 나누게 했다.” 공동번역 성서의 마르코 복음서는 이 가운데 ‘백명의~’ 부분을 이렇게 옮겨놓았다. “군중은 백 명씩 또는 오십 명씩 모여 앉았다.” 마태오나 루가 등 다른 복음서들에는 이들이 끼리끼리 모여 앉았다는 표현 자체가 아예 없다. 이 표현의 차이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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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는 번역 실수가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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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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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오병이어 기적의, 외딴곳 그 많은 군중을 어떻게 먹이느냐는 제자들 질문이나, 다 먹이고 남은 빵과 물고기가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는 복음서들 얘기는 오역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해 후대에 추가되고 윤색된 내용일 가능성이 있다. 그날 성찬의례 참석자, 빵과 물고기를 단합과 사명과 정체성 확인 차원의 의례행위로 받아먹은 사람들은 예수 공동체의 소수 지도급 인사들이었다. 마르코 8장의 일곱개 빵으로 사천 명을 먹였다는 얘기도 일곱명의 원로들 모임에 합세할 네명의 천부장을 선출한 것으로 읽는 게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루가 6장의 “가난한 자는 복 받을 것입니다. 천국이 그들 것입니다”라는 예수의 말은 마태오 5장에서는 “마음으로 가난한 자는…”으로 돼 있다. ‘마음’의 히브리어는 ‘레브’다. 그런데 레브는 특정 맥락에서 모세 오경 또는 하느님의 말씀을 가리키는 ‘토라’의 은유적 표현으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마음으로 가난한 자’라는 말은 토라 공부 때문에 가난한 자, “하느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데 전념하여 돈벌이에 급급하지 않아 구차한 삶을 사는 사람”을 뜻한다는 게 조 교수 풀이다. 따라서 ‘마음이 가난한 자’로 옮기는 건 의역이란다. 이런 식으로, 복음서들의 갖가지 치유기적의 의미, 두드리면 무엇이 열린다는 것인지, 첫째가 나중 되고 나중이 첫째 된다는 게 뭔지, 일 많이 하나 적게 하나 모두 같은 삯을 지불하는 포도밭 주인의 비유, 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가는지, 카이사르 것은 카이사르에게 주라는 건 무슨 의미인지, 왜 유다는 마지막 순간 예수에게 입 맞췄는지 등 성서 속의 많은 비유와 예화들이 전혀 새롭게 해석된다. 중요한 건 그것이 막연한 추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문헌 근거들을 토대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사해문헌 중의 <하박국서 해석>엔 ‘진리’의 이름으로 불린 사제가 등장한다. 그는 이스라엘을 지배할 때 교만해져서 하느님을 떠났으며 재산 때문에 법규들을 배반하고 반동폭력배와 백성들의 재산을 훔쳐간 ‘악한 사제’로 로마 법정에 선동 혐의로 넘겨져 사형당한다. 조 교수는 그 사나이가 바로 예수라고 본다. 그를 악한으로 묘사한 하박국서 해석은 예수가 자신들을 배신했다고 본 이 해석서의 작성 주체인 에세네파의 시선이다. 바리새, 사두개는 물론이고 한때 자신이 그 사제요 교사로 복무했던 에세네파의 한계까지 과감하게 뛰어넘었고 결국 그 때문에 죽임을 당한 예수. 900쪽의 두툼한 <예수 평전>은 당대의 문헌자료들과 문화적 배경설명을 토대로 그 생애를 치밀하게 재해석한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에세네 ‘사해 두루마리’ 다양한 성서 해석 근거로 1947년 사해 북서쪽 쿰란의 계곡 언덕에서 잃어버린 염소를 찾던 두 젊은 양치기가 동굴 속의 항아리에서 일곱 개의 양피지 두루마리를 발견했다.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발견’으로 일컬어졌던 ‘사해 두루마리’들은 11개 동굴에서 모두 813가지가 나왔다. 이 가운데 223개가 히브리 성경 사본들이며, 나머지는 외경들과 공동체 규례, 법규, 예언서 등을 해석한 해석서, 종교절기에 관한 지침서와 감사 시편 등이었다. 대부분이 히브리어로 씌어졌고 96개 문서는 아람어, 7개가 그리스어 문서였다. 히브리 성경 사본 중 82개가 모세 오경 사본이었고 예언서 사본 41개 중 21개가 이사야 사본이었다. 하지만 온전한 것은 12개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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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네 ‘사해 두루마리’ 다양한 성서 해석 근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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