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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 돼서도…가족 보고 싶어”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 영결식

등록 :2019-09-14 17:25수정 :2019-09-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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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옥살이 뒤, 통일·민주화 운동 헌신
아내·두 아들 끝내 만나지 못한 채 별세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의 영결식이 민족통일장으로 광주 동구 문빈정사 극락전 앞 마당에서 14일 낮 12시에 치러졌다. 정경미씨 제공.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의 영결식이 민족통일장으로 광주 동구 문빈정사 극락전 앞 마당에서 14일 낮 12시에 치러졌다. 정경미씨 제공.
감옥에서 29년을 보낸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의 영결식이 치러졌다. 서씨는 지난 11일 오전 9시42분 고문 후유증을 앓다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통일애국열사 서옥렬 선생 민족통일장 장례위원회’는 광주 동구 문빈정사 극락전 앞마당에서 ‘서옥렬 선생 민족통일장 영결식’을 14일 낮 12시에 열었다. 광주·전남지역 60여개 시민단체로 꾸려진 장례위원회는 서씨의 마지막을 함께 추모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정길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는 조사를 읽으며 “당신의 삶은 한반도 분단의 십자가 형벌”이라며 “선생님의 마지막 가시는 영전에는 평생을 목 메여 그리던 아내도, 사랑하는 두 아들도 없다”고 말했다.

서씨는 ‘분단의 아픔’을 겪으며 살았다. 전남 신안 출신인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다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북한 인민군에 입대했다. 북에서는 여성 교원을 만나 결혼했다. 1961년 공작원으로 남한에 파견됐다가 붙잡혀 감옥에서 29년을 보냈다. 출소해 광주광역시에 살던 그는 전국의 민주화·통일·인권 운동 현장을 다니며 기록하고 연구했다. 교육과 저술 활동도 이어왔다. <정치경제학의 기본>이라는 책을 내고, 남쪽 생활을 일기형식으로 기록한 <토막일지>도 10여권을 냈다. 북에 사는 자식에게 자신이 살아온 기록을 전해주고 싶어서였다.

지난해 4월 24일 최고령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가 광주 북구 한 병원에서 송환을 바라는 심경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지난해 4월 24일 최고령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가 광주 북구 한 병원에서 송환을 바라는 심경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북으로 갔던 2000년에도 서씨는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이미 남쪽으로 전향을 해버려 ‘비전향 장기수’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그는 “내가 쓴 건 전향서가 아니라, ‘나가서 정치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라고 말했다. 북에 사는 아내를 향해 1998년에 쓴 편지도 아직 부쳐지지 못했다. 그는 “여보! 당신, 지금 살아 있는 거요? 내가 떠나올 때 당신은 병원에 들어가 있었기에 만나보지도 못하고 떠났었는데, 살아있는지 궁금하기 그지없구려”라고 썼다. 서씨는 지난해 4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소원은 죽기 전 아내와 두 아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씨가 평양을 떠날 때 두고온 두 아이는 5살(56년생)과 3살(58년생)이었다.

‘장기 구금 양심수 서옥렬 선생 송환추진위원회’는 2017년부터 서씨를 북에 보내달라며 정부에 요구해왔다. 1992년 대학생 기자 때 서씨를 인터뷰 한 뒤 인연을 이어온 정경미(48)씨는 “서 선생님의 마지막 소원은 북에 두고 온 가족을 한 번이라도 보는 것”이라며 “선생님은 ‘유골이 돼서라도 북에 있는 가족에 가고 싶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화장된 선생님의 유골을 언젠가는 북으로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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