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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체납자 최순영 전 신동아 회장 저택에 38징수팀이 들이닥쳤다

등록 :2021-03-03 17:11수정 :2021-03-04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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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미술품 20점, 현금 수천만원 확보
재단 교육관이라던 자택도 가정집으로 확인
서울시 38징수팀이 3일 서울 양재동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집에서 확보한 현금 및 미술품들.
서울시 38징수팀이 3일 서울 양재동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의 집에서 확보한 현금 및 미술품들.

100평 가까이 되는 독채 빌라에서 살면서 세금 1천억여원을 체납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모든 재산이 부인과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종교재단 소유일뿐, 자신이 가진 건 한푼도 없다며 세금 납부를 거부해온 그는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3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 10명이 최 전 회장이 사는 서울 양재동 집에 들이닥쳤다. 이들 눈에 펼쳐진 모습은 ‘세금 낼 돈이 없는’ 사람의 삶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금고에는 현금 2687만원과 109달러가 보관돼 있었고, 고가로 보이는 미술품이 20점이나 나왔다. 두 점은 38징수과가 압수해 들고 나왔지만, 나머지 18점은 너무 커 이동이 어려워 봉인조치만 하고 나와야 했다고 한다. 38징수과 관계자는 “(미술품 가액이) 최소 5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인 이형자씨가 최근까지 이사장으로 있었던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소유의 교육관이라고 주장해 왔던 양재동 집은 어땠을까. 38징수과가 현장을 찾아 직접 보고 내린 결론은 그냥 가정집이란 것이었다. 세금 낼 돈은 없었지만, 집안에는 가사노동자 2명이 일하고 있었고 주차장에는 횃불재단 명의로 빌린 고급승용차 3대가 있었다고 한다. 최 전 회장은 이 집에서 동생과 최근 횃불재단 이사장 자리를 승계받은 딸이 함께 거주한다고 했지만, 실제 이들이 거주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고 38징수과는 설명했다. 100평 가까운 집은 두 부부만을 위한 저택이었던 셈이다.

서울시는 공익법인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횃불재단 설립 취소와 고발을 검토할 예정이다. 공익법인이 기본재산을 매도하거나 증여·임대·교환 또는 용도를 변경하려면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가택수색은 지난해 4월 이형자씨가 고가 미술품 87점을 35억원에 매각한 사실이 포착되면서 이뤄졌다. 이날 38징수과가 이 매각 대금 용처를 묻자, 이씨는 “손자·손녀 6명의 학비로 쓸 돈”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른 아침 이뤄진 가택 진입과정에서 38세금징수과 조사관들은 최 전 회장 쪽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초인종을 눌렀지만 한동안 묵묵부답이었고, 2층에 전등이 켜져 있던 것을 확인한 조사관이 최 전 회장 아들에게 “문을 안열면 강제로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제야 부인 이씨가 문을 열어줬다. 진입을 막던 최 전 회장은 “연금을 세금으로 납부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하기도 했다고 한다.

38징수과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최 전 회장은 초호화 생활을 하면서도 서민들도 꼬박꼬박 내는 주민세 6170원조차 내지 않은 ‘악의적 비양심 고액체납자’”라며 “재산을 은닉하고 호화생활을 하는 체납자들에게 더욱 강력한 행정제재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방세 39억원과 국세 1021억원을 체납 중이다.

글·사진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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