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반려동물

‘히끄 매직’의 행복을 누군가에게

등록 :2018-05-16 09:00수정 :2018-05-24 15:14

크게 작게

[애니멀피플] 히끄의 탐라생활기
3년 전, 히끄와 살 집을 마련했던 그 날
다락방 살던 때 길고양이 입양은 언감생심
히끄가 나와 살고 싶어 마법을 부렸나
우리의 첫 집이자 게스트하우스의 마루에서 히끄가 편안한 듯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의 첫 집이자 게스트하우스의 마루에서 히끄가 편안한 듯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월13일은 히끄와 함께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 온 지 3년째 되던 날이었다. 1980년대에 지어진 농가 주택으로 평범하게 생긴 집이지만, 이 집은 나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곳이다. 가족을 떠나 독립한 나만의 첫 집이자, 안정적인 수입이 나오는 첫 일터이기 때문이다. 이 집이 구해지지 않았더라면 제주도에서 살지 못하고 육지로 돌아갔을 것이다. 무엇보다 집을 구하게 된 날은 히끄를 키워야겠다고 결심한 날이기도 해서 우리에게는 기념일이다.

3년 전, 6개월 동안 사료를 챙겨주던 길고양이 히끄가 20일이나 행방불명 됐었다. 매일 밥 먹으러 오던 애가 발길을 끊어서 처음에는 ‘누가 냥줍했을까?’ 생각했다. 그러다가 1주, 2주가 지나도록 안 보이자 사고를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까지 들었다. 다행히 실종 3주가 되던 날에 뒷발이 다친 채 히끄가 거지꼴로 나타났다. 뒷발의 발톱이 하나 빠져 피가 흐르는 채로. 그렇게 갑작스러운 동거가 시작됐다. 동거의 이유는 발의 상처를 치료하고 나을 때까지 임시 보호하는 거였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일이 전개됐지만 말이다.

히끄의 뒷발이 다 나아서 거취를 결정해야할 때, 선뜻 내가 키우겠다고 말을 못 한 가장 큰 이유는 불안정한 나의 형편 때문이었다. 히끄를 임시 보호할 때는 게스트하우스 스태프 시절이라 수입이 적었고, 다락방에 얹혀사는 처지였다.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어서 집을 구하는 중이었지만 제주도 땅값이 한창 올라가던 시기라서 예산에 맞는 집을 못 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그래서 꿈이 이루어진다” 는 그분의 말처럼 히끄가 나와 함께 살고 싶어서 집을 구할 수 있게 마법을 부린 것 같다.

제주도에 배낭 하나 짊어지고 왔는데 몇 년 뒤, 이 집을 떠날 때면 포장 이사를 불러야 할 정도로 살림이 많이 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리모델링 업체를 잘 만나서 힘든 공사도 아니었지만, 아무 것도 없는 빈 집에서 덩그러니 히끄와 나밖에 없었던 그때는 더럽고 냄새나고 무섭던 이 집에서 지내는 거 자체가 고통이었다. 그리고 앞날에 대해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히끄한테 들킬까 봐, 내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그때마다 히끄는 오히려 낯선 이 집에서 적응을 잘 해주어서 힘든 상황이었지만 덕분에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제주도 오기 전에 경제 활동을 한 게 아니어서 모아놓은 돈은 없었지만,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2년 넘게 스태프로 지냈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은 내가 인생의 방향을 못 잡을 때마다 손을 잡아주었다. 제주도에서 우연히 알게 된 집주인은 젊었을 때부터 고생을 많이 해서 그때 누군가가 자신을 이끌어줬었다면 더 재미있게 살았을 거라며 이 집을 계약할 때 세입자인 나에게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해줬다. 내가 지금 행복한 건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기 때문이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이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글·사진 이신아 히끄아부지 ‘히끄네집’ 저자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세계서 가장 희귀한 유황앵무 수 증가…‘코모도 용’ 왕도마뱀 덕분? 1.

세계서 가장 희귀한 유황앵무 수 증가…‘코모도 용’ 왕도마뱀 덕분?

“벨루가 서핑, 동물 해칠 수 있는 최악의 체험” 2.

“벨루가 서핑, 동물 해칠 수 있는 최악의 체험”

독성 녹조가 보츠와나 코끼리 떼죽음 불렀다 3.

독성 녹조가 보츠와나 코끼리 떼죽음 불렀다

콘돔, 생리컵…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토끼의 희생’ 4.

콘돔, 생리컵…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토끼의 희생’

곤충 괴롭히는 유튜브 영상, 동물학대 아닌가요? 5.

곤충 괴롭히는 유튜브 영상, 동물학대 아닌가요?

NativeLab : PORTFOLIO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Weconomy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오피니언
만화 | ESC | 토요판 | 한겨레 데이터베이스 | 뉴스그래픽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더나은사회 | 탐사보도 | 서울&
스페셜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사업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