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흐 바웬사 아들도 정치 입문
폴란드 민주화 혁명의 투사인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의 아들 야로슬라프 바웬사가 정치에 입문했다.

올해 29세인 야로슬라프는 지난달 실시된 총선에서 고향인 그단스크의 시민강령 (CP)당 후보로 출마, 당선됐다. 19일 개원한 의회에서 하원 소장파 의원 중 한 명으로 목소리를 내게 된다.

유명한 아버지를 둔 덕분에 그는 어디를 가든 관심의 대상이 된다.

야로슬라프 의원은 18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웬사라는 브랜드 덕분에 내 이름을 알리기 위해 많은 정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내가 아버지의 수단에 불과하며 아버지의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여기에 있고, 내 자신의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아버지 바웬사는 198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90∼1995년에는 폴란드 대통령을 지냈다. 그가 창설한 연대노조(솔리대리티) 운동은 1989∼1990년 공산정권 붕괴에 기여했다.

하지만 아들 바웬사 의원은 아버지의 견해 중 일부는 시대에 뒤졌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은 안락사, 낙태, 동성결혼, 동성애자 입양 같은 문제에서 아버지보다 좀 더 진보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낙태에 반대하지만 정치인으로서 여성의 낙태권은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은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서 "완고하고 독단적인 입장이 더 이상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염소수염에 스포츠화, 진바지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한 야로슬라프는 의회에 진출하는 정치인이라기보다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대학생같은 분위기를 더 풍겼다.

바웬사의 자녀 8명 중 넷째인 야로슬라프는 미국에서 8년동안 유학한 뒤 3년 전 폴란드에 돌아왔다.

이날 유창한 영어로 인터뷰한 야로슬라프 의원은 지난해 유럽연합에 합류한 폴란드가 서방과 좀 더 가까워지도록 기여하고자 한다며 그렇지만 아버지의 반공산주의 신념을 고취한 가톨릭의 가치는 보존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폴란드가 정체성 없이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폴란드가 오래동안 중시해온 로마 가톨릭과 가족의 가치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유학 후 한 때 "폴란드 국민이 아니다", "애국적이지 않다"는 비난에 시달려온 그는 "대신 나는 비판적 입장에서 조국을 바라볼 수 있고 그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친기업 성향 시민강령당은 지난 총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제1당이자 좀 더 보수적인 성향의 정당인 `법과 정의'당과 연정협상을 벌이고 있다.

(바르샤바 AP=연합뉴스)

kjh@yna.co.kr



기사등록 : 2005-10-19 오전 08:53:49기사수정 : 2005-10-19 오전 08: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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