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뻐꾸기의 탁란’…도대체 이게 무슨 장면이야?
▲ 붉은머리오목눈이(일명 뱁새)가 새끼뻐꾸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필진네트워크 j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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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벌레를 문 붉은머리오목눈이를 한 입에 집어 삼킬듯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뻐꾸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여 주었더니,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녀석은 놀랜 눈을 합니다.

`뻐꾸기의 탁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설명은 해 주었지만, 아이는 도무지 알아듣지 못해죠. 하긴 저도 뻐꾸기가 탁란할 둥지에 어미새(우리나라에서 주로 뱁새 둥지를 좋아 한다고 합니다) 몰래 알만 낳으면, 대부분의 뻐꾸기들은 탁란에 성공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뻐꾸기가 실제 탁란에 성공하는 경우는 겨우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탁란을 당하지 않기 위한 대리모 새와의 생존경쟁이 무척이나 치열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사는 뱁새는 뻐꾸기가 자신의 둥지를 노리고 있는줄 아는지, 흰색과 푸른색 의 두가지 알을 번갈아 낳아 뻐꾸기의 알을 구별해 낸다고 합니다. 또 뻐꾸기는 탁란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알을 낳고는 뱁새의 알을 몰래 물어 가버려 둥지 안의 알 숫자를 맞춘다고 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주로 사는 뱁새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뻐꾸기의 알을 모두 구별해 낸다면, 아마 뻐꾸기는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방식으로 탁란을 해야 할 날이 오겠죠?

모정이 강한 뱁새가 순박하게 대리모 역할만 하는게 아니라, 사실은 탁란을 방지하기 위해 뻐꾸기와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아래 세장의 사진은 지난 여름에 안산의 한 공원에서 찍었던 것입니다. 원래 뱁새는 몸집도 작은데다, 덤불이나 풀숲 따위를 좋아합니다. 자신의 연약한 몸이 맹금류등에 노출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죠.


▲ 새끼 뻐꾸기가 붉은머리오목눈이(일명 뱁새)로부터 먹이를 받기 위해 입을 벌리고 있다./필진네트워크 jsk

하지만 좀(?) 자란 어린 뻐꾸기는 커다란 덩치 때문에 본능적으로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인 나뭇가지에 앉길 좋아 합니다.자기 새끼인줄 알고 먹이를 계속 물어오고는 있지만, 뱁새는 어린새끼의 행동이 너무 위험천만으로 생각하겠죠. 당연히 먹이를 주기위한 뱁새의 행동은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민첩스럽기만 합니다.






▲ 붉은머리오목눈이(일명 뱁새)가 새끼뻐꾸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필진네트워크 jsk

나뭇잎에 숨어 있다가 기회를 봐서 어린새에게 먹이를 물어 주고, 다시 덤불속으로 숨는데 걸리는 시간을 정말 순식간에 벌어집니다. 마지막 사진처럼 조금만 동작이 느려도 아찔한 순간을 맞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붉은머리오목눈이(일명 뱁새)가 새끼뻐꾸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필진네트워크 j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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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2005-11-21 오후 02:40:30기사수정 : 2005-11-21 오후 02: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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